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도 중국과 한국의 무역 불균형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18개 상장 게임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한해 이들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된 게임 타이틀 숫자를 단순 비교만 해도 3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데일리게임에서 조사한 국내 상장 게임업체 중국 진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또는 내년 중 서비스 예정인 국내 온라인게임은 9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온라인게임은 이르면 몇 년 혹은 서비스된지 1년 이상 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까지 중국 지역서 출시될 게임은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 '리니지', 위메이드 '미르의전설3', '아발론온라인', '타르타로스온라인', 엠게임 '아르고', 웹젠 'C9', '배터리온라인' 등이 있으며, 비상장 업체인 넥슨 등 기타 중소 기업을 포함해도 약 10 개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또 중국 현지에 자사 법인을 마련한 게임업체는 총 3곳으로 조사됐다. CJ E&M 게임부문의 경우 지난 2007년 2월 중국 T2CN과 중국 합작 법인 CJIT2홀딩리미티드를 설립한 바 있으나 2010년 매각 후 현재는 중국 내 연락사무소 수준의 사무실만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NHN 한게임과 엔씨소프트도 각각 현지법인을 설립한 바 있지만 현재는 유명 무실한 상태다.
또한 엠게임과 액토즈소프트의 경우 각각 KRG차이나와 메이유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게임 서비스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개발사 형태의 현지 법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규모는 KRG차이나의 경우 약 100여 명 수준이며, 메이유는 60명 정도다.
사실상 현지에서 합작법인을 통해 운영 중인 게임업체는 네오위즈게임즈, 위메이드, 웹젠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직원 수도 약 30명 안팎인 것으로 조사돼 실상 중국 현지에서의 사업 의존도는 다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알려져있다시피 국내 게임업체들의 중국내 직접 서비스가 불가능한데다, 법적으로 중외합작법인을 설립해야만 서비스 등의 사업이 가능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즉 국내 게임업체들이 중국 퍼블리셔에 의존하는 것이 해외 사업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게임 디자인이나 기타 개발 등의 부분은 중국 현지 외주업체로 위탁, 운영 중에 있다.
실제로 국내서 공격적인 사업을 벌이는 중국업체들과 달리 중국에 직접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중국 당국의 규제도 이러한 배경에 한 몫 했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업체, 어디까지 왔나
반면 중국 게임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를 비롯해 샨다, 더나인, 쿤룬, 창유, 더나인 등이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게임웨이브(취유게임즈)를 비롯해 런런게임즈 등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해 국내 시장 공략에 물꼬를 틀고 있다.
이에따라 2011년과 2012년 사이에 국내에서 서비스 되거나 예정중인 게임만해도 최소 21개 이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숫자는 국내 퍼블리셔가 중국에서 들여온 게임 타이틀 숫자를 뺀 것. 따라서 실제로 국내에서 서비스될 중국 게임은 30여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 수출된 국내 게임 타이틀 숫자의 3배에 달한다.
(관련기사: 텐센트-쿤룬-더나인 사업 박차, 中 한국 공략 가시화 )
사업 방향도 가지각색으로 나뉘어 전방위적인 공세가 가해지고 있다. 초기 웹게임 위주의 사업에서 현재는 온라인게임을 넘어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겨냥한 모바일게임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웹게임 전문 퍼블리셔 게임웨이브는 지난 8월 한국 법인 취유게임즈를 설립, 인력 충원 등을 통해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을 펼쳐왔다. 취유게임즈에 따르면 12월 중 웹게임 '칠용전설'의 최신작인 '칠용전설F'를 필두로 향후 지속적으로 신작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취유게임즈는 내년까지 총 7종의 웹게임을 공개할 방침이다.
게임웨이브는 중국 및 세계 각 지역에 자회사 및 지사를 설립하고 있으며, 총 21개에 달하는 유명 포털사이트를 운영 중에 있다. 업체 측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총 회원 수는 1억 명 이상으로 일 2000만 명의 방문자수와 게임 최고 동시접속자수 7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월 평균 1억 위안(한화 약 177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선역', '오검', '천기', '전승', '범인수선전' 등이 있으며 이들 게임 중 '선역'과 '오검'은 중국 전역에 각 1000여개 서버를 운영 중에 있다.
중국 SNS사 런런왕의 게임 사업부문 런런게임즈 또한 지난 10월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런런게임즈는 중국 게임포털 런런게임대청을 통해 소셜네트워크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로, 최근에는 웹게임을 비롯,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 중인 것로 전해지고 있다.
런런게임즈는 국내 퍼블리셔인 넥슨이 서비스하는 '위대한항로' 등을 제작한 개발사로도 유명하다. 런런게임즈의 한국 진출 첫 작품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웹게임 혹은 신작 웹게임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알려진 바로는 내년 1분기 중 첫 타이틀이 공개된다.
이 외에도 지난 2006년 국내에 연락사무소를 설립한 이후 5년만에 정식 법인으로 전환한 텐센트코리아를 비롯해 쿤룬코리아, 더나인코리아, 창유닷컴코리아, 샨다게임즈 등이 자사 게임 등을 앞세워 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업체들의 시장 참여로 게임 시장 규모가 확대될 수는 있겠으나 이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대응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중소 기업을 포함한 국내 게임업체 모두가 중국 시장은 물론이거니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