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용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은 유럽발 글로벌 재정위기와 내수 경기악화로 국내 500대 기업이 신규채용을 줄일 것이라는 발표와 대조되는 것이어서 게임업계가 청년실업 해소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일 본지 확인 결과,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NHN, CJ넷마블 등 국내 주요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컴투스와 게임빌은 지난해 보다 더 많은 규모로 인력을 채용할 전망이다. 외에도 엠게임, 드라곤플라이, 한빛소프트 등 중견업체들도 공개채용을 통해 우수한 인재 수급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공채로 100여명을 뽑은 엔씨소프트와 NHN은 올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120명을 선발했던 넥슨과 역대 최대규모인 450명을 선발한 네오위즈그룹도 공채를 진행한다. 세 회사 모두 아직 구체적인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지난해와 비슷한 인력을 확충할 것으로 전망된다.
CJ E&M 넷마블(CJ넷마블)은 CJ그룹차원에서 올해 공채를 늘리겠다는 발표를 한 데 이어 CJ E&M도 인력충원에 나서겠다는 발표를 한 상태다. CJ넷마블은 현재도 인턴십을 통한 공채응모 기회를 주고 있는 터라 그룹의 움직임에 발맞춰 채용인력을 증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컴투스(40명)과 게임빌(20명)은 지난해 보다 올해 규모를 더 늘릴 전망이다. 스마트폰 게임사업이 활기를 띄면서 추가인력 확보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컴투스는 2008년 218명이었던 직원규모가 지난해 370명까지 증가하는 등 사업규모 확장에 따라 인력도 급격히 늘고 있다.
또한 중견업체인 엠게임과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채를 진행하는 등 신규 고용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엠게임은 올해도 공채를 진행해 인재수급에 나선다는 계획이고 드래곤플라이 역시 검토 중이다.
이처럼 게임업체들이 공채를 통해 ‘젊은 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까닭은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내부 한정된 자원으로는 더 이상 필요한 인력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한동안 수시채용을 통해 경력자 위주로 인력을 선발했지만 현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회사의 비전을 함께할 신입사원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오픈마켓 게임카테고리가 열리면서 급속히 성장 중인 스마트폰게임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인재 확보 경쟁이 불이 붙었다.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외에도 이를 보조하기 위한 신규인력이 충원이슈가 생겨난 것이다.
젊은 층이 게임업계를 선호하게 된 점도 공채를 선호하는 이유다. 게임산업이 차세대 유력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기업가치가 올라가면서 공채를 통해서도 충분히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 지난해 공채에서 100대 1의 경쟁률을 띄기도 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체가 연봉 및 복지수준이 대기업 못지 않은 것이 알려졌고 학벌 보다는 능력을 따지고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도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매년 공채를 할 때마다 경쟁률이 치열해질 정도로 게임업계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게임업체의 공채 열기는 청년실업 해소와 게임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창출과 이로 인한 국가경제로의 기여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인 만큼 공채를 늘려나갈수록 게임업계의 부정적 인식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는 “게임에 대한 인식이 낮다 보니 게임업체들도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한 이기적인 회사로 인식되기도 하는 점이 안타깝다”며, “물론 게임업체들이 다른 사회공헌활동도 많이 해야 하지만 공채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청년실업을 해소하는데 기여가 된다는 점 자체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또 “게임업체 특성상 이공계 출신들이 많은데 이는 현재 이공계를 기피현상을 줄이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