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즐'의 순항은 어느정도 예고됐다. 이 게임의 개발사 엔필이 지난 해 4월 글로벌 오픈마켓에 '버즐'을 첫 출시했고 이후 600만명 이상이 이 게임을 내려받았을만큼 흥행했기 때문. 일찌감치 '버즐'의 게임성을 알아본 게이머가 확보된만큼 이 게임의 성적표는 무리한 수준은 아닌 셈이다. 화제작 '버즐'을 직접 체험해봤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 없지만... 매력적인 블록 디자인 돋보여
이 세상에 완전한 창작은 있을 수 없듯이 '버즐' 역시 독창적인 게임은 못된다. 과거 PC게임 '뿌요뿌요' 시절에서 전해져 오던 전형적인 3색 블록 맞추기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 게이머는 화면을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블록을 같은 색깔끼리 맞춰나가야 한다. '뿌요뿌요'와 '버즐'의 차이라면 '뿌요뿌요'가 키보드를 연타하며 블록을 없애나갔다면 '버즐'은 최신식 스마트폰의 터치입력 방식을 통해 손가락으로 여유있게 조작한다는 점이다.
'버즐'이 귀엽고 깜찍한 새들로 블록 이미지를 대체했다는 점이 독특하긴 하다. 하지만 새를 소재로 내세운 앱게임이 이미 앱스토어를 점령하다시피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버즐'의 희귀성은 상당히 퇴색된다. 이 모두가 공전의 히트작 '앵그리버드'의 여파로 보인다. '버즐'이란 제목 역시 새(bird)와 퍼즐(puzzle)의 합성어다. 물론 '버즐'에서 블록으로 구현된 새 디자인은 앵그리버드와 접점을 찾기 힘들정도로 매력적으로 디자인돼 있긴 하다.
'버즐'의 재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버즐'을 이해하려면 최소 세판은 해봐야 안다는 결론이다. 겉보기에는 여타 퍼즐게임과 다를바 없지만 하다보면 이 게임의 매력을 이해하게 된다. 스피디한 속도감과 액션게임을 연상시키는 타격감에 자신도 모르게 '버즐'에 빠져든다.
한국에서 성공한 게임의 인기 요소를 들라면 첫 손에 꼽히는 것이 바로 스피드다. 적절한 비트의 음악과 함께 쉴새없이 쏟아지는 새들의 러시는 게이머들에게 높은 몰입감을 준다. 블록들의 배치를 배열하기 위해 게이머는 끊임없이 눈을 굴려야 하고 쉴새없이 판단해야 한다. 조금만 한눈팔면 순식간에 게임오버가 된다.
액션게임에서 느낄 법한 타격감이 존재한다는 점도 '버즐'의 매력이다. 주먹이나 무기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버즐'에는 분명한 '타격감'이 있다. 새들이 터질때 나는 경쾌한 효과음, 연이어 블록들을 터트릴때 발생하는 콤보 효과 등은 액션게임의 그것과 닮아 있어서다. 다양한 특수효과를 지닌 블록들도 등장해 일거에 다수의 새들을 처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거에 화면상의 모든 새들을 없앨때는 '한방'의 쾌감마저 안겨준다.
무리한 인앱결제도 없는만큼 크게 흠잡을 데 없는 '버즐'이지만 게임 초반의 불친절함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로다른 세 가지 게임모드가 준비돼 있지만 각각의 모드에 대한 설명을 일언반구라도 눈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이 모드들도 두세판만 직접 체험해보면 얼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이 세상에는 그 두 세판도 버겨워하는 게이머도 많다. 소개팅만큼 첫인상이 중요한 것이 게임이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