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지난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테라'가 벌써 1주년을 맞는다. 오픈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참 시간 빨리 가는 것 같아. 불과 1주년 밖에 라는 생각도 있겠지만, '테라'의 1년은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어떤 생각들이 드나?
(존슨)= 아직 1년 밖에 안된 게임이지만, 테라가 잘되야 대작 온라인게임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지. 그래도 PC방 순위 10위를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테라로 인해서 대작급 게임이 많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크게 흥하지 못한 것 같아.
(멀더)= 씁쓸할 따름이다. 화려하게 부상했다가 그리 쉽게 추락한 게임도 없을 것이다. 또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지.
(픽션)= 그래도 테라는 성공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지난해 대상도 받았고 핫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자나. 그래도 중박 이상의 성과는 걷었다고 보는데...
(멀더)= 대상 받으면 뭐하나. 상금이 1000만원인데. 상처뿐인 영광 아니겠어? 10위 정도는 당연히 해야되는 수준으로 봐야지. 돈을 얼마나 들였냐? 그만한 개발비와 마케팅비를 쏟아 부었는데 그정도도 못하면 큰 문제잖아. 어찌됐든 포스트 아이온을 목표로 했는데 그리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고, 회사 측에서 적자라고 생각을 할 것 같다.
(빌리)= 하긴 네이버 포털을 통해 광고를 얼마나 썼냐. 그러고 보면 아이온은 네이버에 광고도 안했는데 잘된 것을 보면 정말 다른 것 같다. 당시 언론에서도 테라를 많이 도와줬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기대 이하였던 것은 사실이잖아.
(픽션)= 그래도 오픈하고 나서 한번은 넘었잖아. 물론 그 직후에는 순위가 뚝뚝 떨어지긴 했지만, 한번이라도 이겨 봤다는게 어디야.
(존슨)=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3개월이란 시간이었어. 아직까지도 테라는 3개월짜리 게임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잖아. 한국인들은 정말 대단한 전투종족인 것 같아. 400억이 넘게 든 게임인데 3개월만에 끝낸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되네.
(픽션)= 그래도 테라가 남긴 것들이 꽤 있잖아. 논타겟팅부터 퀄리티 높은 그래픽, 막대한 개발비 등 일일이 세기도 힘드네.
(존슨)= 하기야, 테라를 만들어 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볼 수는 있지.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신생 업체들에게 등대 같은 역할을 했던 것도 사실이잖아. 대형 개발사 중심에서 중소 개발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어.
(멀더)= 일단 망하지 않은 것도 다행이라고 본다. 투자자들도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겠어. 언론에서 테라를 띄워준 이유도 테라 같은 게임이 더 이상 안나올 것이라 우려했기 때문이잖아. 절반의 성공은 했다고 볼 수도 있어.
(빌리)= 일리 있는 이야기지만 테라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대표도 나갔잖아. 하나 둘씩 그림을 맞춰보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 정욱 대표대행만 해도 그래. 대표대행 딱지도 못 떼고 그만뒀는데.
(픽션)= 정욱 전 대표대행이 과연 테라 때문에 내쳐졌을까?
(멀더)= 일전에 정욱 전 대표대행이 테라와 스포츠 게임, 모바일게임에 사활을 걸겠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어. 게임에 대한 책임이 크게 작용했을 수도 있지. 테라로 몰고 가는 것도 조금 과장된 것 같긴 하지만, 책임을 통감했다고 봐야지.
(픽션)= 어찌됐든 테라가 대성공을 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중박 이상은 충분히 했다고 봐. 테라의 문제점이 뭐였길래 이렇게까지 된거지. 충분히 성공할만한 요소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빌리)=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당연히 콘텐츠의 부재가 크지. 오픈 이후 3개월 만에 콘텐츠를 모두 소비할 정도였으니 오죽했겠어.
(존슨)= 밸런스 문제도 컸지. 궁수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너무 좋았기도 했고. 시작부터 여러가지 잡음이 있었잖아. 돌이켜보면 파멸의 마수 업데이트가 오픈과 동시에 나왔어야 했어. 초반에 인스턴스던전이 2개였던가? 사냥할 공간도 너무 부족했구.
(멀더)= 콘텐츠가 문제가 아니다. 운영적인 부분도 크지. 일본만 해도 그래 한 때 동접 5만에 육박할 만큼 기록을 세우기도 했는데 상용화 이후 쭉 빠졌잖아. 정액제 요금을 3000엔으로 맞췄으니 이용자로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 너무 비싸잖아. 한화로 치면 약 4만 5000원이 넘는 금액이었으니.
(픽션)= 자신이 있었겠지. 초반 반응이 너무 좋았으니, 그나저나 이제 남은 곳은 북미와 중국 정도네. 이곳에서는 성공할 수 있을까. 중국 시장은 예측하기도 힘들도 북미도 신작들이 많이 나와서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멀더)= 기대치는 있어. 블루홀스튜디오 직접 서비스를 한다고 공언하기도 했고, 근데 시기적으로 조금 늦은 감은 있는 것 같다. 북미 시장의 경우 스타워즈나 리그오브레전드 등이 워낙 잘되고 있기 때문에 쉽지 많은 않을 것 같다.
(픽션)= 블루홀스튜디오 입장에선 신중할 수밖에 없잖아. 어찌됐든 처음부터 북미시장을 염두해 뒀기 때문에 투자를 많이 했고, 그동안 벌어들인 수익도 다 북미에 투자했다고 봐야지. 근데 정액제 시스템은 말리고 싶다. 북미도 넥슨의 영향으로 부분유료화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정액제를 고집하는 것은 리스크가 클 것 같다.
(픽션)= 그나저나 올해는 어떨까. 지금보다 성장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현 상태를 유지는 할 수 있을까?
(존슨)= 명맥은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 지금의 수준은 맞춰가겠지. 고정 유저층도 있고, 뻘 패치만 안하면 될 것 같다.
(멀더)= 장기적으로 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은 올리겠지. 오픈 초기 기대감이 너무 컸기 때문에 여러가지 말들이 오갈 수 있지만, 아직 평가절하 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료화 선언을 하든 뭘 하든 하긴 해야될 것 같다. 커뮤니티도 죽어있고, 실상 게임내 정치 시스템도 얼마나 활성화되는지도 모르겠어.
(빌리)= 올해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 밖에 안 드네. 대작 온라인게임들도 올해 속속 출시 될테고, 중소 게임사들도 수준 높은 게임을 앞세워 가세하고 있는 마당에 어떤 대응책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네. 테라가 잘돼야 또 다른 대작도 나올텐데,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픽션)= 모두의 입장이 부정적이군. 그래도 잘되라고 빌어줘야지. 올해는 테라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보자. 어찌됐든 NHN 한게임의 대표작인데 뭔가 달라지지 않겠어?
(빌리)= 글쎄...
[ 데일리게임 편집국 de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