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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궁녀' 최나경 "게임은 잘 못해요"

'티벳궁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최나경(31)은 최근 게임 모델에도 진출하며 스팩트럼을 넓혔다. 지난해 와이디온라인의 인기 댄스게임 '오디션' 모델로 발탁되며 게이머들과 밀도있는 스킨십을 하고 있는 것.

펑퍼짐한 녹색 치맛자락의 궁녀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일까. 30일 와이디온라인 본사에서 만난 그녀의 첫인상은 '펑키'했다. 과감한 블랙 숏스커트를 코디한 그녀의 이미지는 영락없는 '클러버'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만난 그녀는 무뚝뚝한 표정의 '티벳여우'와 달리 톡톡 튀는 목소리의 소유자였다.

◆"오디션? 재미있긴 한데 너무 어려워요. 손이 못따라가요."

무표정한 표정만으로도 스타가 됐다. 모든 여배우들의 꿈의 영역이라던 화장품 모델까지도 해봤다. 그런 그녀를 좌절하게 한 것은 다름아닌 '오디션'. 선천적으로 느린 손놀림과 게임센스가 문제였다. 음악과 박자에 맞춰 연신 키보드를 눌러보지만 번번히 강제퇴장 당하기 일쑤다. 가장 쉬운 난이도도 그녀에겐 장벽일 정도다.

'티벳궁녀' 최나경 "게임은 잘 못해요"
◇'티벳궁녀' 최나경

숱한 강퇴에 지쳐 "나 최나경이야!"라고 짐짓 오기를 내보기도 했단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웃기고있네"란 반응 뿐. 이 참에 자신의 '오디션'의 닉네임을 공개하면 어떻겠냐고 묻자 그녀는 아직은 공개할 시점이 아니라며 손사레를 쳤다.

"실력을 더 키우게 되면 공개할래요. 지금 아이디를 공개하면 게임을 제대로 못즐길 것 같아요"

참고로 '오디션'에서 그녀의 닉네임은 '티벳여우'가 아니다. 물론 처음 '오디션'을 접한 그녀가 입력했던 닉네임은 '티벳여우'였지만 이미 누군가 선점한 뒤였다. 비단 '오디션' 뿐만 아니라 타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할때도 '티벳여우'는 그녀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차지였다. "그만큼 인지도가 높아진 것 아니겠냐"며 그녀는 만족해 했다.

◆뻣뻣한 몸동작, 일곱시간이나 녹음해

'오디션'골수 게이머라면 그 어떤 드라마나 토크쇼에서도 볼수 없었던 최나경의 끼를 확인할 수 있다. '오디션' 프로모션을 위해 꽁꽁 숨겨뒀던 댄스와 노래실력을 게이머들에게 선보인 것. 영상을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실력이 꽤나 수준급었다는 기자의 칭찬에 그녀는 이유모를 웃음을 지었다. 양심고백이 이어졌다.

"사실 제가 부른게 아니에요. 일곱시간을 내리 불렀는데 도저히 공개할 수준이 아니더라구요. 결국 다른 분이 부른 노래로 더빙을 했죠"

하지만 춤만큼은 100% 자신이 춘 것이 맞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사흘을 교습받고 일주일을 홀로 연습했단다. 뻣뻣하기 그지없고 원하는데로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이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고. 몇시간을 카메라 앞에 선 끝에 결국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을 때의 짜릿한 감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춤을 너무 못췄다고 주변 사람들은 면박을 줬어요. 하지만 '오디션' 이용자분들의 반응은 좋았어요. 어설프게 춰서 오히려 더 이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생활고는 과장, 열심히 할게요

사실 그녀의 꿈은 탤런트가 아니었다. 지금의 그녀를 있게한 MBC 사극 드라마 '동이' 출연도 색다른 아르바이트를 위해서였다. 네티즌들은 무표정한 그녀의 마스크에서 '티벳여우'를 발견했고 이는 최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눈뜨고 나니 스타가 돼 있더란'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화된 것. 연이어 섭외 제의가 들어오고 강남과 명동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날때면 지금도 종종 실감이 안날때가 많단다.

가장 기억에 남은 섭외는 어느 성형외과에서 온 제의. 무료로 시술해줄테니 자신의 병원을 홍보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단칼에 거절했다.

"지금의 절 있게 해준 제 자신이 좋아요. 지금도 가끔씩 성형 제의가 올때가 있는데 연락이 좀 안왔으면 좋겠어요"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그녀지만 스타의 쓴맛도 빠르게 맛봤다. 얼굴이 팔리기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도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나경이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내용의 기사가 일파만파 퍼지며 말못할 속앓이를 겪기도 했다.

"어떤 기자님은 최나경이 밥하고 김치로만 연명한다고 기사를 쓰셨는데 사실이 아니에요. 부풀려진 거예요. 할머니랑 같이 부족함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그녀는 좀더 밝은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했다. 무뚝뚝한 표정에 생활고 이슈까지 겹치며 다소 우울하게 각인된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디션'은 물론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할거예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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