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일'은 지난해 12월 실시한 폭풍 업데이트를 통해 말그대로 폭풍을 일으켰다. 동시접속자가 100%넘게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 서비스 5년차, 이른바 '단물이 다 빠진' 게임이 놀라운 반전을 이끌어낸 것이다.
목숨을 걸고 '라테일' 폭풍 업데이트를 진두 지휘했다는 한혜진 기획팀장과 정수진 PM을 만났다. 지난 2009년 액토즈에 합류, '라테일'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한혜진 팀장과 '정수진 PM은 지금의 '라테일'을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죽기 아니면 살기
2011년, 액토즈소프트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오즈페스티벌', '와일드플래닛' 등 자체 개발 프로젝트가 연이어 중단되고 개발팀이 해체되기도 했다.
'라테일' 개발팀도 위기에 봉착했다. '라테일'이 2009년말부터 매출곡선이 하락세를 그려왔던 것. 신규 회원 유입은 끊겼고 회원 이탈율은 높아져만 갔다. 5년간 누적됐던 문제들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 한팀장은 '라테일을 무조건 쉽게 바꾸고,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친절한 게임으로 바꾼다'는 원칙을 세웠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게임으로 완전히 변신한다는 것이다.
또 서비스 기간이 오래되다보니 직업간 밸런스나 레벨 디자인 등에서 터져나왔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전반적인 밸런스를 조정하기로 했다. 유저 이탈이 빈번하게 발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게 한팀장의 분석이었다.
그렇게 리뉴얼 프로젝트, '폭풍업데이트'를 준비했지만 개발팀의 분위기는 여전히 암울했다. 리뉴얼 프로젝트와 함께 정기 업데이트도 준비해야 해 과중한 업무 속에 시달린 탓이다.. 야근은 물론 주간 출근도 밥먹듯이 했다고. '칼퇴'는 말로만 존재하는 단어가 돼버렸다. 한 팀장은 "이 업데이트로 재도약이 안되면 '라테일'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때문인지 개발팀은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욕도 많이 먹었다. '폭풍 업데이트' 직전 신규 서버를 오픈했는데,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진 것. 서버 통합은 못할망정 무리하게 신서버를 왜 열었냐는 이유에서다. 정 PM은 "그때 '라테일' 게시판에서 한혜진, 정수진 개념 없다는 욕 많이 들었다.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뒤돌아봤다.
◆그리고 이어진 반전
2011년 12월 14일.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폭풍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일주일만에 동시접속자가 158% 증가했다. 이용자 수가 두 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완전히 바뀌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게임을 떠났던 이용자들도 속속 '라테일'로 복귀했다. 폭풍 업데이트 이후 '라테일'의 휴면계정 복귀율은 110%에 이른다.
폭풍 업데이트를 통해 바뀐 '라테일'을 살펴보면 그리 크게 바뀐 것도 없다. 한 팀장이 밝힌 것처럼 레벨 디자인과 몬스터, 전직 레벨 하향 등 밸런스 패치가 주를 이룬다. 신규 직업 소울브레이커가 추가된 것이 두드러진 변화다.
한 팀장은 밸런스 조절이 폭풍 업데이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을 즐기기 한결 편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레벨 디자인에 특히 신경써 '라테일'을 처음 접하는 게이머도 무리없이 즐길수 있게 했다. 그때문에 복귀 유저도 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수진 PM도 "'라테일'의 난이도와 레벨 디자인에 특히 신경쓴 결과 저레벨 이용자들의 이탈율이 낮아졌다. 체류율도 높이 증가했다"고 거들었다.
레벨 밸런스 조절로 신규이용자만 혜택을 본 것은 아니었다. 쉬워진 레벨과정으로 서비스 5년만에 최초로 만레벨을 달성한 게이머도 나왔다고. 정 PM은 "'라테일'게시판에 욕이 많았는데 요즘은 게임에 대해 질문하는 글이 많이 올라와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라테일' 개발팀의 얼굴은 그럼 예전에 비해 어떻게 바뀌었을까.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듯 웃었다. 한 팀장은 "개발자분들의 얼굴이 많이 밝아지셨다. 지금은 모두가 즐겁게 일하고 있다. 리뉴얼 업데이트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이 되서 잘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라테일' 리뉴얼은 끝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밸런스 및 안정화 작업에 주력할 것이다. 고레벨 이용자들을 위한 3차 전직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