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디엔에이와 그리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출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거대기업. 디엔에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하고, 그리는 2조원 규모다.
이 두업체는 지난해 국내 게임 카테고리가 전면 개방되면서 경쟁력있는 게임 콘텐츠를 자유롭게 수급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앞다투어 한국 시장에 손을 내밀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전통 모바일 게임 업체, 국내 대형 게임업체의 스마트폰 사업 진출에 더해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전면전을 앞둔 일촉즉발 상황이 됐다.
◆ 디엔에이와 그리, 같은 듯 다른 행보
두 업체는 일본 시장의 양대 산맥이지만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행보를 취해 눈길을 끌고 있다. 디엔에이는 국내 검색 포털 다음과의 제휴를 맺고 다음이 확보한 모바일 리소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그리는 한국의 유력 개발사들과의 제휴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두 회사의 전략이 다른 이유는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 기인한다. 디엔에이는 주요 로컬지역 공략을 통한 역량 확대를 꾀하는 반면, 그리는 단일 통합 플랫폼에 집중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전세계 이용자를 노린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디엔에이는 자사의 모바일게임 플랫폼, '모바게'(mobage)를 로컬화한 '다음 모바게'를 2월 오픈, 국내 1위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리는 우수한 개발력을 조기에 확보에 6월 오픈할 글로벌 통합플랫폼에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그리는 지난 1월 모비클과 자본 및 업무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15일에는 컴퍼니헌드레드, 픽토소프트와 연이어 파트너십 관계를 맺었다. 이 업체들이 개발한 모바일게임은 6월 오픈 예정인 그리의 통합 글로벌플랫폼에 출시된다.
◆ 시장 공략은 그리가 먼저, 제품은 디엔에이가 앞서
한국 시장에 선보일 모바일게임 라인업의 공개 시기도 양사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디엔에이는 다음과의 제휴사실을 첫 공개했던 지난해 11월 한국 시장에 선보일 자사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바로 공개했다.
국내 이용자에게도 친숙한 소셜게임 '위룰(We Rule)'을 비롯해 중국과 유럽에서 1위자리를 굳힌 '닌자로열'과 '쾌도로열' 등 4개 게임을 2월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성을 검증받은 모바일게임들이다.
반면 그리의 경우는 다르다. 그리는 지난해 8월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10월 한국지사를 설립하는 등 디엔에이보다 한발 앞선 행보를 보였지만 현재까지도 그리의 한국 모바일게임 라인업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의 오픈마켓인 티스토어에 자사 모바일게임을 출시한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리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통합 플랫폼이 마련되는 6월즈음에야 라인업이 확정될것"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두 업체가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업체가 일본에서 매출 1, 2위를 다투는 경쟁관계이기도 하지만 현재 법적 소송을 진행중인 미묘한 관계이기 때문.
지난해 11월 그리는 디엔에이가 그리에 게임을 공급하려는 개발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며 10억5000만엔(약 15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디엔에이도 올해초 손해배상 및 사과문 게재를 요구하는 등 '맞불'소송을 내며 양사 관계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양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서로 앙숙관계인 두 업체가 양질의 모바일게임 확보를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