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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목 오렌지크루 대표 "韓•日 아우르는 개발사 만든다"

국내 게임업체의 최근 화두는 ‘스마트폰 게임’이다. 대형업체와 중소업체 할 것 없이 저마다 스마트폰 게임사업 강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게임업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인터넷포털기업 ‘다음’이 일본 그리(GREE)와 손을 잡았고, 몇 몇 대기업도 스마트폰 게임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게임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국내 업체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NHN이다. NHN은 한게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모바일게임에 주목하고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설립된 ‘오렌지크루’가 있다. 오렌지크루는 인력 확보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설립 1년 만에 150여명의 인재를 끌어 모았다. 한국과 일본에 4종의 게임을 출시했다. 짧은 시일 내 이뤄낸 성과다. 박영목 대표의 친화력과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른다. 박 대표는 “이제 시작이다”며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박영목 오렌지크루 대표 "韓•日 아우르는 개발사 만든다"


◆ 트랜드의 중심 강남을 주목해라

오렌지크루는 역삼동 L타워에 있다. 분당에 자리잡은 NHN과는 상당한 거리다. 판교시대를 열고 있는 최근 추세를 보면 굳이 임대료 비싼 강남 인근에 있을 이유가 없다.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박영목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강남을 주목하고 있고 그래서 사무실을 일부러 강남 인근에 구했다고 했다. 유동인구와 젊은층이 많은 강남은 스마트폰 트랜드를 알아보기 좋은 지역이고 스마트폰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 부분에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강남에 가보면 젊은 사람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있고 그걸로 무엇이든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스마트폰을 어떤 것을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죠. 개발자든 기획자든 젊은층의 감각과 트랜드를 잘 알고 있어야 그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강남을 자주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그 인근으로 사무실을 잡은 것입니다.”

◆ 무료화 전략으로 승부수

오렌지크루는 지금까지 4개 게임을 선보였다. 설립 1년 된 회사치고는 빠른 행보다. 본사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던 덕에 외형과 내실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다. 현재 직원은 150여명이고 앞으로도 추가채용을 할 예정이다.

오렌지크루가 모바일 게임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무료화(부분유료화) 전략이다. 공짜로 내세워 게임 구매의 거부감을 없앴다. 특히 초기 출시한 ‘점핑몽’은 돈을 쓸 필요가 없는 공짜 게임에 가깝다.

이익창출이 목적인 회사에서 돈이 되지 않는 상품을 내놓은 이유가 궁금했다.

“일단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타 플랫폼과 비교하면 아직 규모가 작습니다. 시장을 키우고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었고, 부가적으로는 시장에 대한 반응을 테스트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목적을 달성한 만큼 앞으로는 ‘점핑몽’ 같은 완전 무료인 게임은 이제 출시하지 않을 겁니다.”

부분 유료화 전략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적인 트랜드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 게임은 한번 사고 나면 그만인 패키지 게임의 성격보다는 추가적인 콘텐츠를 업데이트해야 하는 온라인 게임을 닮아가고 있는 것도 무료화 모델을 선택한 이유다.

“결과적으로 무료화 전략으로 게임구매의 허들을 없애고 지속적인 서비스와 업데이트를 제공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본다면, 스마트폰 게임은 플랫폼만 다를 뿐 온라인 게임의 성격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런 구조라면 당연히 전세계적으로 훌륭한 모델로 인정받은 부분 유료화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 사람이 중심 되는 회사

회사명이기도 한 ‘크루’(crew)는 ‘승무원’이나 팀원을 의미한다. 한 배를 탄 선원으로 볼 수도 있다. 회사명을 지을 때 굳이 크루를 내세운 이유는 사람이 중요한 공동 운명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오렌지’라는 어감에서 오는 밝고 신선한 어감과 사람의 ‘크루’를 합쳐서 회사명을 지었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박영목 대표의 철학을 반영해서다.

효성그룹 비서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박 대표는 이후 게임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일찍이 직군을 바꿨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엔씨소프트, 블리자드코리아, 크라이텍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회사들을 거쳤다.

그 기간 동안 특유의 친화력으로 많은 인력을 만들었다. 오렌지크루가 신생회사임에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스마트폰 게임과 관련된 인력을 단 시일 내 많이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박 대표의 친화력 덕분이었다.

박 대표는 스스로가 스마트폰 게임사업 전문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전문가들의 이견을 조율해 이끌고 나가는 온화한 리드십이 있다. 오렌지크루가 ‘한일 양국에서 스마트폰 게임개발사 1위가 되겠다’는 포부를 내세울 수 있었던 것도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최대의 능률을 끌어낼 수 있게 지원하는 회사 환경 덕분이 아닐까.

“오렌지크루가 잘 된다면 어느 개인의 역량 보다는 회사 구성원 모두의 노력 덕분이 되겠지요. 전문가가 아닌 저는 의견을 듣고 종합해 최대한 효율적인 방향을 찾는데 집중할 뿐입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gy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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