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의 박종하 이사는 최근 게임 트렌드가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절대적이라고 여겨왔던 가치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온라인게임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콘텐츠 역시 최종 레벨에 무게가 치우쳤다. 하지만 스마트시대에서는 이 가치가 더이상 절대적으로 군림하지 않는다. 단일 캐릭터의 성장보다는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이 관건이다. 즉 수직상승보다 수평팽창이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박 이사의 견해다.
그 예로 박 이사는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를 즐기는 젊은 세대들을 언급했다.
"하나의 음반을 사면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그 음반을 듣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MP3에 수천곡의 음악을 내려받고 소비하는 시대입니다. 콘텐츠를 과소비하는 시대죠"
박 이사에 따르면 수평팽창의 가치는 이미 온라인게임에도 중요하게 자리잡았다.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리그오브레전드'의 예만 봐도 그렇다. 이 게임의 핵심 업데이트는 매주 새롭게 추가되는 캐릭터다. 아이템이나 레벨업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로 매번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게임에서 이런 경향이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고 박 이사는 강조했다.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의 스마트폰게임들이 이러한 수평팽창 요소를 부각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카오스&디펜스'가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다. '카오스&디펜스'는 스마트폰 AOS게임으로 이용자는 자신만의 유닛 덱(deck)을 구성해 온라인대전에 임한다. 이때 상대방의 유닛 구성은 미리 확인할 수 없으며 대전중 내게는 없는 독특한 상대 유닛을 접하게 된다. 상대의 유닛이 막강할수록 이용자는 그 유닛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 박 이사의 설명이다.
"'카오스&디펜스'는 상대방의 전략과 유닛에 따라 천차만별의 상황이 펼쳐지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 매료된 이용자는 모든 유닛을 수집할수밖에 없을 겁니다"
◆접속불량 문제.. AI로 해결
또 한가지 박 이사가 강조한 것은 스마트폰게임도 온라인게임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의 급격한 발전으로 PC와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온라인게임에서 경험했던 서비스의 감동을 스마트폰 게임에서도 맛보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수개월이면 나오는 여타 모바일게임과 달리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의 모바일게임들의 개발 기간은 2년에 달한다. 박 이사는 모든 면에서 PC온라인 수준의 경험을 제공키 위해 긴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좋은 콘텐츠도 중요합니다만 지속적인 업데이트 환경을 구축하는것이 게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고객 컴플레인을 비롯해 게임 운영과 커뮤니티 운영에 이르기까지 PC온라인게임과 동일한 수준의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 하나 있다.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들은 접속상태에 민감하다. 제아무리 훌륭한 게임이라도 플레이 도중에 인터넷 불량으로 게임이 끊기면 재미가 저하된다.
"처음에는 연결이 끊기지 않는 것에 초점을 두고 연구했습니다만 불가능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설령 우리가 통신사를 세운다고 해도 그건 해결이 안되는 문제겠더군요. 결국 방향을 선회키로 했습니다"
고민끝에 생각해낸 방법이 인공지능(AI)의 극대화다. 기왕 접속이 끊어질수밖에 없다면 상대방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하자는 취지다. '카오스&디펜스'에서 상대편의 접속이 끊어지더라도 게임은 지속된다. 접속이 끊기기 전까지 게이머의 패턴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계속해서 게임을 이어나가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상대가 접속이 끊겼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미르의전설같은 스마트폰게임 만들겠다
인터뷰 말미에 박 이사에게 위메이드의 히트작인 '미르의전설' 아이피를 활용한 스마트폰게임을 개발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10년 넘게 장수하는 인기작인만큼 성공이 담보된 타이틀이 아닐까 싶어 던져본 질문이었다.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아직까진 스마트폰의 터치패드로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체할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막상 구현해도 이용자들이 재미있게 즐길지 의문이 듭니다. 미르의전설 등 아이피 활용은 훗날을 기약할 예정입니다"
전세계 시장을 노리는만큼 실험작보다는 대중적이고 글로벌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폰게임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의 전략이다. 그러면서도 박 이사는 '미르의전설'의 상징성은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미르의전설'같이 오래가는 스마트폰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
"'미르의전설'처럼 10년씩 운영하는 스마트폰게임을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제 욕심이 지나친 걸까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