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익스플로러6를 앞으로 지원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 다른 게임업체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익스플로러6가 속도도 느리고 오류가 자주 발생해 게임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 반면 PC방 업계는 익스플로러6를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PC방은 마이크로소프트로 운영체제 윈도XP 라이선스를 취득해 사용중 곳이 대부분이다. 불법으로 복사본을 사용하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MS의 강력한 단속과 XP 저가 판매 정책을 따라 정품을 사용해왔다.
XP로 구동하기에 무리가 없는 인터넷 브라우저 최상위 버전은 익스플로러6. 대다수 PC방들이 현재 이 브라우저를 사용중이다. 익스플로러6 이상의 버전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운영체제를 윈도7으로 바꿔야한다. 바로 이 윈도7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이 문제다.
서울 관악구에서 N PC방을 운영 중인 김 모씨(43)는 “PC방이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요금은 10년째 평균 1000원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데 PC업그레이드 등 추가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70대가 넘는 PC에 윈도7을 깔려면 적지 않은 목돈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윈도7을 PC방에 보급하는 문제는 과거에도 갈등을 빚었다. 지난 2010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PC방에 윈도7을 싸게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PC방 업계는 판매정책과 계약이 불합리 하다며 반발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기존 PC방들은 그대로 윈도우XP를 사용해오고 있다.
PC방 업계는 게임사들의 지원중단 정책에 반발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스폴로러6를 지원하는 않는 신작이 많아지면 할 수 없이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서비스 중인 웹게임 중 상당수는 익스플로러6에서 구동되지 않는다.
이도 여의치 않으면 가격을 더 낮춰 기존 인기게임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방식으로 선회할 수 밖에 없다. 이미 PC사양에서 뒤쳐진 PC방들은 저렴한 가격에 ‘리니지’ 등 특정 게임만 서비스 하도록 영업 방식을 바꾼 상태다.
PC방협동조합 관계자는“새로 생긴 PC방들이야 윈도7과 최신 인터넷 브라우저를 설치해 문제가 안되지만 영업을 오래한 중소 매장들은 추가비용에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보다 좋은 서비스를 하겠다는 게임업계에 반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뭐라 대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반면 게임업계는 그동안 익스플로러6가 웹 표준을 따르지 않아 인터넷사이트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속도저하는 물론이거니와 보안에 취약해 해킹과 피싱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게임업체들은 홈페이지에서 게임을 실행시키는 서비스로 바꾸면서 게이머들에게 익스플로러6를 상위버전으로 업데이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