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희는 최근 '드림하이2' 촬영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인터뷰 내내 밝은 분위기를 주도했다. '던파걸' 이미지를 벗고 '민주희'라는 이름 석자를 각인 시키고 싶다는 그녀의 당찬 이야기를 들어보자.
◆리포터로 변신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그녀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LOL 더챔스'에서의 등장에 내심 반가웠던 사람들이 많다. 온게임넷 원석중 PD와의 인연으로 리포터로 변신한 민주희는 생방송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생방송이라 한 번 실수를 하면 수습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너무 긴장했었죠. 2대0인데 2대1이라고 말하는 실수를 했을때는 식은땀이 났어요(웃음)."
지난 오프라인 예선 때 방송 인터뷰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을 대하며 진땀을 뺐다는 민주희는 좀 더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이 서로 인터뷰를 미루거나 단답형으로 말하고 끝내면 저는 정말 조마조마했어요. 제가 이야기를 끌어가야 하는데, 선수들에게 낯을 가렸죠(웃음). 앞으로는 인터뷰하기 전에 많은 대화를 해서 5분 동안 빨리 친해져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지난 달 24일 열린 1차 오프라인 예선 때 민주희는 'LOL'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상태였다. 인터뷰에다가 갑작스레 오프닝까지 맡게 돼 소화해야할 원고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방송 전날 온게임넷에 가서 선수들 프로필을 보고 공부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첫 날은 대본만 받고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한거죠(웃음). 방송이 끝나고 바로 'LOL'을 시작했어요. 용어나 챔피언 이름 등 게임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게임을 많이 해봐야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번째 방송 때는 말이 술술 나왔다. 게임을 직접 해보니 경기를 봐도 전반적인 흐름이나 승부수 등 여러가지가 잘 보였다고.
"긴 게임시간에 비해 인터뷰 시간은 5분 정도에요. 그 짧은 시간에 밝고 명랑한 저를 확실히 보여줄 생각이에요. 원석중 PD님은 제가 애드리브를 하는 것을 원하세요(웃음). 다음 인터뷰 때는 선수들을 웃겨주고 띄워주면서 제 애드리브를 더해 재미있는 인터뷰를 보여드릴거에요."
◆민주희가 본 LOL의 매력
민주희는 LOL 더챔스 현장 MC 및 리포터를 맡으며 'LOL'을 접했다. 앞에 나서지 않고 멀리서 공격할 수 있는 원거리 딜러를 선호한다는 민주희는 챔피언 가운데 코르키를 주로 플레이한다. 도망가는 적도 다 잡을 수 있다며 코르키 예찬론을 펼친 민주희는 아직 많이 게임을 해보진 않았지만 'LOL'에 무한한 매력을 느낀다.
"스타크래프트는 전략은 많지만 어쨋든 3가지 종족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그에 비해 'LOL'은 90여 개가 넘는 챔피언이 있어요. 각 챔피언마다 저마다의 개성이 있고, 다양한 스킬 등 한판 한판 즐길 때 마다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이에요."
선수들에 대한 예찬론도 펼쳤다. 12개 팀의 인터뷰를 진행한 민주희는 선수들 또한 LOL 챔피언들처럼 개성이 강하다고 했다. 철권, 아발론, 스타크래프트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다양한 종목을 소화하던 선수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활달하게 인터뷰에 응해주면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또 자기 팀과 챔피언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기에 앞으로 진행될 LOL 더 챔스 본선에서도 인터뷰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연기자를 꿈꾸다
민주희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자를 꿈꿔왔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쳤지만 민주희는 자신의 꿈을 고집했다.
"연기가 너무나 하고 싶은데 어머니께서는 공부를 하라고 하셨어요. 고등학교 때 시험 기간이었는데 공부는 하지 않고 집에서 아무 말없이 장미 접기만 하고 있었어요. 일종의 시위인 셈이었어요(웃음). 배우가 되는 것을 허락해주지 않으면 평생 종이접기나 한다고 했더니 당장 연기학원에 등록 시켜주셨어요(웃음)."
민주희는 어렸을 적 스타였던 GOD, 핑클, H.O.T 등을 보며 선물을 많이 받는 것을 보고 부러워 연예인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사회책에 독거노인에 대한 글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교과서에 한 독거노인이 쌀을 살 돈이 없어서 과자 한 봉지로 2~3일 동안 식사를 해결한다는 내용을 읽고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연예인이 돼서 돈을 많이 번 뒤 어려운 분들을 돕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연예인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돈을 벌어서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우선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데 지금은 돈이 안 벌어지네요(웃음)."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엉뚱한 매력으로 인기몰이를 한 서민정, '비호감'이란 말을 유행시키며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낸 장영란, 영화와 방송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이화선. 이들은 모두 온게임넷에서 얼굴을 알렸다. 민주희도 이런 선배들의 기(?)를 받아 승승장구하고 싶다고.
◆던파걸에서 명품조연으로
민주희는 오는 21일 개막하는 'LOL 더챔스' 본선에서도 활약을 예고했다. '던파걸'에서 이번에는 'LOL걸'로의 변신에 대해 민주희는 생각이 많았다.
"지금 제게는 던파걸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하게 박혀 있어요. 어떤 일을 해도 사람들은 저를 민주희보다는 던파걸로 불러요. 이번에 제가 LOL걸이 되면 사람들은 또 저를 LOL걸이라고 하겠죠.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현장MC라고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지금은 좋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한가지 이미지로 남는 것은 싫거든요. 제 꿈은 연기자니까요."
민주희에게 진정한 연기자가 된다면 어떤 배역을 맡고 싶냐는 질문을 던지자 의외로 주연보다는 그를 빛나게 해주는 맛깔나는 조연이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명품조연을 꿈꾸는 민주희는 배우 이한위가 롤모델이다.
"이한위씨의 연기를 보면 정말 재미있잖아요. 이한위가 양념이 되어 주면서 주인공의 연기가 제대로 된 맛을 내도록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어요. 자신이 망가질 때도 있고, 오히려 심각하게 역할을 소화하면서 주인공은 살리고 작품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롤모델로 삼았어요. 개인적으로 시트콤에 출연하고 싶어요(웃음). 밝고 명랑한 제 모습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배역을 맡고 싶어요. 앞으로의 제 활약 기대해주세요(웃음)."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