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획위원회란 조직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 정책을 기획하는 위원회로 대통령령 제20652호에 의해 2008년 5월 14일 설치됐다.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총체적 국가비전 및 전략의 수립에 관여한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집권 중반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만들지 못한다'며 호통쳤던 대통령이 집권 말기 ‘게임은 공해’라며 말했다.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이다. 그 한달 여 동안 게임을 청소년 범죄의 악으로 규정하던 각종 성토대회가 열렸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주장은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묻힌 지금이다.
취임 초기 비즈니스 프렌드리 정책을 표방한 이번 정부에 대해 게임업계가 기대했던 건 사실이다. 게임산업이 수출도 많이 하고 있고 고용창출 등 사회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기에 산업의 가치로 인정받길 원했고 기업이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게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길 바랬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바다이야기’ 사태로 온갖 비난을 감내해야 했던 지난 정권보다 더 많은 규제가 생겨난 것이 MB정부 부터다. ‘바다이야기’ 사태야 아케이드 게임업계와 온라인 게임업계를 구분 짓지 못한 이해부족에서 생긴 오해라고 억울해도 참을 수 있었다. 지금은 주무부처인 문화부가 있음에도 여가부와 교육부가 게임산업의 청소년 탈선의 주범으로 보고 규제를 못해 안달 난 상황이지 않는가.
정부에서 진행하는 이런 행사에 대한 시선이 좋아 보이지 않는 까닭임에도 산업에 대한 이해를 못 시킨 업계의 책임도 있기에, 최대한 많은 채널을 동원해 이야기 하기 이해 패널들이 참여했다.
행사를 주최한 미래기획위원회도 게임업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잘 인식한 듯 했다. 대행사 없이 행사를 준비하며 소위 '강성'인 패널들을 섭외한 것도 시원하게 할 말 다 하길 원해서라 했다. MB정부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IT와 콘텐츠, 바이오 생명과학을 삼고 있다며 말했다.
더불어 대통령의 ‘게임=공해’라는 발언은 일부 언론이 확대 해석한 것이라며 강조하기도 했다.
좋다. 위원회의 진실함은 믿는다. 정부 관료들을 그래도 많이 대해본 입장에서는 최소한 게임산업의 현실과 미래가치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게임업계 여론을 달래기 위해 행사를 준비한 건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그럼에도 ‘왜 이제 와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위원회 관계자가 말했던 것처럼 게임산업이 향후 먹거리 산업이라고 얼마나 주장했고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누차 설명했을 때는 뭘 했나 싶다.
이번 곽승준 위원장의 미래토크의 명칭은 ‘둘공둘공(2020) 천기누설’이다. IT 반도체와 청년실업과 관련헤 이전에 행사를 했고 이제 게임산업이 주제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천기누설’이란 명칭에 걸맞게 십여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온라인게임 종주국을 자랑하는 한국 게임사업은 없을 것이다. 제대로 된 업계 입장이 나온다 해서 1년 남짓 남은 이번 정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진작하지’ 라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