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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그녀의 도피처는 왜 게임이었을까

[[img1 ]]20대 미혼모가 PC방에서 애를 낳고 유기했다. 당연 애는 죽었고 세상은 떠들썩 했다. 미혼모가 애를 낳고 버려놓고서 또 게임을 했다니, 얼마나 기막힌 얘기인가. 보란 듯이 비난은 게임으로 쏠렸다.

그녀는 왜 그랬을까. 끊기 힘든 게 핏줄이고 모정이라는데 그토록 모진 사람이라 치부하기엔 많은 것이 부족하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떠돌이 생활을 했다고 한다. 보살펴 줄 사람이 없었다. 찜질방과 PC방을 떠돌았다. 세상이 무서웠고 편견 없이 자기를 받아주는 건 게임이었다. 게임을 하다 연인을 만났고 임신을 했으며, 책임지지 못한 현실에 애를 낳고 유기했다.

게임에서 그녀는 현실과 달랐을 것이다. 당당한 커리어우먼 이었을 수도 있고 평범한 여성일 수도 있다. 그럴 수 있다. 게임에서는 개인의 환경이 중요하지도 않고 판타지 세상 속에 그 사람의 역할이 중요할 수 있으니까.

그녀의 잘못은 어떤 이유로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그녀가 그렇게 결정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편견이 가득한 사회, 주변의 싸늘한 시선 속에 그녀가 도피할 수 있었던 곳은 게임이지 않았을까 싶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사회적 배경이 중요하지 않고, 누구든 평등하게 대우 받을 수 있으니, 평범한 한 사람으로 대우받고 싶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게임중독으로 영아 유기’ 같은 기사를 보면 불편해진다. 미혼모 시설도 있고 게임중독 센터도 있는데, 왜 이용하지 않았나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걸림돌은, 혹은 그녀가 그런 부분을 알지 못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볼 부분이다.

현실을 잊고픈 사람들은 다른 무엇에 몰입한다. 그것이 게임일 수도 있고 야구나 축구처럼 스포츠가 될 수도 있다.

그녀에게 게임은 현실을 잊고자 했던 그 무엇이 아니었는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게임이 문제’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그녀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너무 무책임한 발언이지 않을까. 혹시 게임에 과몰입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물어보고 관심을 가져보자. 무엇이 문제이냐고.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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