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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대회 전락 우려
세계 최대 e스포츠 국제대회 월드사이버게임즈(이하 WCG)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PC, 콘솔 게임을 주요 종목으로 치러져 왔던 지난 10여년과 달리 올해부터 모바일게임을 종목으로 대회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WCG가 사실상 막을 내리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해외 매체에서 WCG 2012가 모바일 플랫폼 기반으로 치러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WCG 주관사(월드사이버게임즈, 이하 (주)WCG 대표 메일을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이 세계 각국 WCG 파트너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WCG 이수은 대표는 메일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이 PC 게임 시장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에 모바일에 기반한 게임을 산업의 핵심 요소로 보고 모바일게임 기반의 축제를 열 것"이라며 "모바일 게임에 기반한 축제가 되기 위해 더 이상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팬 챔피언십이나 PC에 기반한 국가별 최종 선발전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된 이후 전세계 e스포츠 팬들은 사실 여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주)WCG와 모기업 삼성전자는 이렇다할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모바일게임 대회로의 전환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지난 12년 동안 축적해 온 WCG 정체성을 모바일로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점이다. 2001년 첫 대회가 열린 이후 WCG는 전세계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게임축전으로 성장해 왔다.
사이버 올림픽을 표방하며 등장했던 WCG는 이 분야 최초이자 최대 규모 국제대회로 자리매김했다. WCG 이후 ESWC, CPL, WEG, IEF 등 수많은 아류대회가 등장했지만 모두 WCG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 위상을 갖게된 것도 이때부터다.
WCG는 특히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동안 전세계 70개국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국제행사로 도약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EA, 블리자드와 같은 다국적 게임 퍼블리셔들이 종목사로 참여했다.
(주)WCG 모기업이자 WCG 최대 후원사였던 삼성전자는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사이버 올림픽 후원사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윤종용 부회장이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이후 삼성 내 WCG 위상이 전무급으로 낮아졌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WCG의 위상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2011년 부산에서 개최한 대회도 성황리에 마감하면서 인기를 증명했다.
WCG는 또 출범 이후 12년 동안 줄곧 PC와 콘솔 기반 게임대회로 자리매김해 왔다. 시범 종목으로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대회가 진행되긴 했지만 이렇다할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예선전 참가 인원도 미미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08년부터 모바일게임을 종목에 포함시켰고 WCG 2011에서는 총상금 6만5000달러를 걸고 삼성모바일챌린지 대회를 별도 진행했지만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e스포츠 종목이라고는 하지만 중계방송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관람'의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WCG와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주)WCG가 모바일게임 대회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모기업 삼성전자 '의지' 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윤종용 부회장이 물러난 이후 당초 취지와 달리 WCG를 삼성전자 해외 마케팅 툴로 활용해 왔다.
몇해 전까지 삼성전자 PC 디스플레이 해외 영업부에서 WCG 대회운영에 관여해 왔던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2008년 삼성전자 모바일 관련 사업부서에서 (주)WCG를 관리하게 되면서 모바일게임 대회가 추가된 것도 같은 이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자충수라는 것이 e스포츠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모바일게임 대회로의 전환으로 얻게되는 것보다 잃게을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WCG 주관방송을 맡아왔던 온게임넷은 "WCG는 삼성전자 후원 덕분에 출범 이후 줄곧 세계 최대 게임대회 위상을 지켜 왔다"며 "이제와 스마트폰 마케팅을 위해 모바일게임 대회로 전환을 추진한다면 대회 성공 여부는 둘째치고 전세계 게이머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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