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리자드가 발표한 '디아블로3' PC방 과금 정책은 시간당 과금을 책정해 업계의 반발을 샀던 '스타크래프트2'와 유사하다. 400시간에 10만2300원, 3000시간에 67만1000원 등 네가지 형태의 과금 상품이 공개됐다. 5만5000원의 '디아블로3' 패키지를 구입하면 평생 무료로 게임을 이용할수 있는 일반 이용자와 달리 PC방은 시간당 200여원의 요금을 블리자드에 지불해야 하는 형태다. 이 상품을 구입하면 '스타크래프트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블리자드 게임을 함께 이용할수 있다.
PC방 업계가 '스타크래프트2' 출시 당시 블리자드에 강력히 반발한 것도 시간당 과금 때문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의 경우 PC방도 일반 이용자와 같이 한번 패키지를 구입하면 블리자드측에 별다른 과금을 지불하지 않았지만 '스타크래프트2'부터 정책이 바뀌자 업계가 마찰을 일으킨 것. 당시 PC방 업계는 블리자드 게임이 한국에서 성공하는데 크게 기여한 PC방에 대한 합당한 대우가 아니라며 '스타크래프트2' 불매운동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런 PC방 업계가 '디아블로3' 과금 정책을 그대로 수용하는 등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PC방 업계의 침체 양상이 장기화됐기 때문. PC방 전면금연, 게임 셧다운제와 같은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비수기가 길어지다보니 손님을 끌어올수 있는 게임만 출시되면 게임사의 과금정책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PC방 업주 이모 점장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도 과금이 비싼 게임에 속하지만 단체 손님을 부르는 효과가 있어 불만을 표하지 않는 업주들이 많다"며 "'디아블로3' 과금이 비싼 편이지만 지금 불만을 표할때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특히 '디아블로3'는 점심시간에 회사원들이 짬을 내어 30~40분간 게임을 하고 일하러 갈 정도로 반응이 좋다"라며 "53석 규모의 PC방에 대부분이 '디아블로3'를 즐기고 있다. 한번 앉으면 최소 4~5시간은 게임을 하고 간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침체된 PC방 업계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게임으로 '디아블로3'가 거론되는 만큼 섣불리 블리자드의 PC방 과금정책을 문제삼을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의 안성용 팀장은 "'스타크래프트2'는 단판 승부를 벌여 PC방 이용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전략게임임에도 블리자드가 시간당 과금을 매겨 업계 반발이 심했다"며 "'디아블로3'는 RPG 장르로 이용시간이 길 것으로 기대돼 다소 비싼 과금에도 PC방 업주들이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