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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美 자본에 넘어간 아이템거래 시장

[[img1 ]]본지 취재결과 아이템베이가 최근 미 거대 투자사 골드만삭스에 매각됐다. 골드만삭스는 아이템매니아(IMI)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어피니티 미디어(AFFINITY MEDIA)의 상위 회사다. 이로써 연간 1조로 추정되는 한국 아이템현금거래시장을 90% 이상을 차지해 온 국내 두 회사가 미국 자본에 넘어간 셈이다.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이를 바탕으로 한 부가산업들이 발달하기 마련이다. 아이템현금거래도 게임산업의 파생산업이라 할 수 있고, 북미와 중국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IGE와 중국QQ코인이다. IGE는 앞서 언급한 어피니티 미디어가 운영하는 사이트고, QQ코인은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가 소유하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 게임업체인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를 통해 아이템현금거래를 직접 하고 있다. 비록 국내서는 이 부분이 제외됐지만, 블리자드는 전세계 시장에서 현금거래를 통해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고 새로운 사업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아이템현금거래사업이 한국서 최초 시작된 사업모델이란 것이다. 2001년 아이템베이가 현거래를 독자적 사업모델로 구축했다. 한국이 온라인게임의 출발점이었기에 부가산업인 현거래사업도 먼저 발생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아이템베이 매각은 한국에서 발생한 사업모델이 해외기업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내고 사업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외국에 시장 자체를 넘겨준 것이다. 해외에 기업을 매각한 개인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다만 상황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국내 환경이 안타깝다.

아무리 아이템현금거래시장이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더라도 국내서는 사업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근간산업인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좋지 못한데, 게임 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사고 파는 부가사업 자체의 인식이 좋을리가 없다. 여기에 2006년 터진 바다이야기 사태는 게임을 통해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확고히 했다.

엄연히 존재하는 현거래 시장을 양성화해서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임에도 관련 업계나 정부 모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게임업체들은 아이템현거래를 한 게이머의 계정을 제재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들 회사와 손잡고 마케팅을 벌이는 등 모습을 달리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세청은 반기 일정금액 이상 거래하는 사업자에게 세금을 물린 반면에 문화부는 게임법을 통해 현거래를 업으로 할 수 없게 막아 두었다.

현거래 사업자는 정책에 따라 사업자체가 불법이었다가 합법이 되는 등 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고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 아이템현거래 업체들이 부단히 채널링 등을 통해 게임산업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려고 노력했던 이유도 이러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번 아이템베이 매각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 판단된다.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벌이는 이 시대에 자본의 성격을 국가로 규정짓는 것이 보수적인 시각일 수도 있으나, 한국이 만든 사업모델이 자국의 규제로 인해 외국으로 넘어갔다는 현실 앞에 안타까운 심정은 계속 든다.

더군다나 온라인게임산업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고 부가산업인 현거래사업도 활발해 질 것이기에 안타까움은 더하다. 게임을 여가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다른 취미처럼 부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는(아이템현금거래가 당연해지는) 날이 온다면, 그때서야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을까.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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