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14일 "블레이드앤소울 제작 발표회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1일로 예정된 블레이드앤소울 론칭 시기와 너무 가깝기 때문에 행사를 취소했다"며 "공개서비스 전까지 블레이드앤소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주 전만 하더라도 관련업계에는 엔씨측이 오는 18일 ‘블레이드앤소울’ 관련 행사를 열겠다고 알려졌다. ‘블레이드앤소울’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아이온’ 출시 때처럼 김택진 대표가 직접 행사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았다. 김 대표는 지난 2008년 '아이온' 제작 발표회에서는 기자들과의 직접 저녁 만찬을 갖기도 하는 등 언론과의 소통을 중요시 한 인물이다.
그랬던 것이 일주일 만에 상황이 바꿨다. 김 대표가 넥슨재팬에 지분을 넘기면서 최대주주 변동이 발생한 ‘빅딜’이 생긴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넥슨에 지분 14.7%를 매각, 8000억원 수준의 차익을 남겼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엔씨와 넥슨이 힘을 합쳤다는 게 두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 하지만 여러 가지 부분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기에 김대표를 둘러싼 소문과 각종 설만 무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 행사가 무산된 것이 김택진 대표의 지분 매각과 관련됐다고 보고 있다. 자칫 '블레이드앤소울' 제작 발표회가 김 대표의 기자회견으로 변질될 수 있어 행사 자체를 무산시켰다는 설명이다. 차기 대작을 알리는 자리에 김 대표가 빠질 수도 없고, 참가하면 지분매각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할 것이니 이를 사전에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상 가장 큰 빅딜이 성사됐지만 이에 대한 이유를 납득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라며, “은둔형인 김정주 대표야 그렇다 치더라도 김택진 대표가 이번 행사에 참여해 많은 것을 공개할 것이라 믿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제작발표회가 무산되면서 김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각종 루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김 대표의 향후 거취와 지분매각으로 마련한 8000억원의 사용처에도 계속 물음표가 따라 다닐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