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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블소 성공과 엔씨의 조직개편

[[img1 ]]‘타이밍이 중요하다.’

참 많이 듣는 말이다. 소위 ‘밀땅’을 하는 연애나 적절한 시기에 사고 팔아야 하는 주식 같은 개인적 문제에도 타이밍은 중요하다. 그 뿐인가. 적절한 시점에 결정이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기도 한다. 확장하면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타이밍이 맞지 않은 정책이 정권의 전복을 일으키는 예는 쉽게 역사책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타이밍’을 언급하는 이유는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블소)을 오픈하기 전에 조직개편을 했던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실적이 악화되면 (옳고 그름을 떠나) 조직개편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시기를 보면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망가졌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엔씨는 ‘블소’가 오픈하기 전에 조직개편을 했다. 그리고 김택진 대표이사가 최대주주 자리를 넥슨에 넘겼다. 이를 두고 ‘자신감 부족’ 등 숱한 말들이 나왔다.

취재한 바로는 엔씨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와 글로벌 게임시장의 위기설에 대해 감지했다고 한다. 그래서 TFT를 결성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대책마련(조직개편도 포함)을 마련했다는 하는데, ‘블소’ 오픈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대표이사 지분매각이 이뤄지면서 각종 소문에 휩싸였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블소’ 오픈을 하기 전에 담당자가 했던 얘기는 하나다. “만약에 블소가 잘 되고 조직개편을 해야 한다면 누가 받아들이겠어요?”라는 게 그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 타이밍만 놓고 말하고 싶다.

우려를 불식시키듯 ‘블소는 상용화 첫 주말, 시장에 안착하면서 최소 한달 이상을 벌어둔 상태다. 생각해보면 세계적인 게임업체로 손꼽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 업데이트를 앞두고 처음으로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엔씨나 블리자드나 이 프로젝트들이 잘 됐으면 굳이 조직개편을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회사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은 마당에, 구설수에 오르게 아끼던 직원들을 내보내는 것 자체가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이 될 테니까.

확실한 것은 기업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를 꾀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 수단 중 하나를 택했다면 이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블소’가 성공했다고 언급하기엔 섣부른 감이 있지만, 만약 엔씨의 조직개편이 이 게임의 실패 이후에 이뤄졌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람이나, 그런 결정을 한 회사 입장에서 얼마나 곤혹스러웠을까. 조직개편이 옳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타이밍만 생각한다면 적절했다는 말하고 싶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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