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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상토론] 아케이드 업계 핫이슈, 점수보관제가 뭐길래

데일리게임이 야심 차게 시작한 '난상토론'이 새롭게 태어납니다. 게임업계 관련 뜨거운 이슈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기사에 담지 못한 취재 뒷이야기들을 모아 재미있는 코너로 만들어가려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을 놓고 정부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아케이드 게임업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아케이드 게임의 사행성 여부를 놓고 기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코너 특성상 반말로 진행되는 점과 다소 과격한 표현이 사용되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 주>


◆점수 보관제 왜 금지하나

A 오는 19일부터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된다. 이를 둘러싸고 업계 안팎으로 말들이 많아. 특히 아케이드 게임업계의 반발이 극심하다. 시행령의 주된 골자 중 하나가 아케이드 점수 보관제가 전면 금지거든. 이 점수 보관제 금지를 둘러싸고 엄청난 말들이 오고가는 모양이다.

D 점수 보관제 때문에 아케이드 업계는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받는다고 주장하고 있지. 점수 보관제 금지에 대해 극렬히 반대하는 입장이야. 문화부 청사에서 시위까지 벌이는 등 강렬한 퍼포먼스도 보여줄 정도지. 분위기가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C 문화부 입장은 뭐야

B 문화부는 일단 개정안 수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단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심의 과정에서 점수 보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개별허용한다는 방침이야. 아마 기존 점수 보관제가 허용됐던 게임들 대부분은 게등위 벽을 넘진 못할거라는 생각이 들긴한다,

D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자신들과 온라인게임 업계의 형평성을 맞춰주길 기대하고 있어. 온라인게임은 내버려두는데 왜 자기들만 못살게 구느냐 이거지.

C 달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말하는 아케이드 게임이란게 예전에 우리가 즐기던 추억의 오락실하고는 좀 격차가 크지 않나.

A 맞다. 지금의 아케이드 게임은 사행화 우려가 매우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아케이드게임에 대해 고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돼.

◆아케이드 사태의 원흉, 바다이야기


B 바다이야기로구먼.

A 맞다. 바다이야기 사태를 기점으로 아케이드 게임 산업은 곤두박질쳤다고 보는게 맞고 아케이드 사행성 규제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거지.

D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점수 보관제를 금지하는 이유가 당장 뭔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농후하기 때문이라는 점이야. 점수 보관제 자체만 놓고보면 매출 신장을 위한 좋은 방법이야. 내가 몇 점만더 채우면 인형같은 상품을 받을 수 있는데 영업시간 끝났다고 게임기가 꺼져봐. 할맛이 나겠어? 게임을 계속 이어가게 하기 위한 도구로 점수 보관제는 더할나위 없이 좋지.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불법 환전과 같은 행위에 악용될 여지가 크다는 거야.

A 그만큼 바다이야기 사태가 임팩트가 컸다. 문화부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일에 대해 아예 싹부터 잘라버릴 정도니까. 돌려 말하면 그만큼 현 아케이드 게임업계의 이미지가 나쁘다는 뜻이겠지.

C 맞는 말이야. 아케이드 하면 가장 먼저 바다이야기와 빠칭코가 떠올라. 아케이드 게임이 불법 자금을 만들기 위한 루트로 사용되고 있는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소위 깍두기 형님들이 이쪽 계통을 많이 운영관리하고들 계시잖아.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쪽 업계 분위기가 매우 험악하지.

B 몇달전 문화부 공청회에 몰려든 아케이드 게임업계 사람들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어. 잡아먹을듯이 이글거리는 그들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고성방가도 장난 아냐.

A 한편으론 그들의 박력이 부럽기도 해.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찍소리 못한 온라인게임 업계완 다르잖아.

C 이거 너무 아케이드 업계를 까는 분위기로 몰리는데? 내 생각은 좀 달라.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지 이해할수 없다. 문화부쪽 정책을 보면 그냥 '아케이드 업계 귀찮으니 아예 싹을 잘라버리자'라는 취지로밖에 안보여. 어차피 포커싱은 온라인, 모바일게임에 맞춰져 있으니 유지보수하기 귀찮은 아케이드 업계는 나몰라라하는 거지. 적어도 아케이드 업계 매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른 정책을 내놓는것이 옳다고 본다.

A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어. 하지만 정부는 아케이드 게임업계가 그렇게 건전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 같은데?

C 그래도 최소한 아케이드 게임 자체를 불법이 아니라고 문화부가 판단했다면 사장하는 정책보다 수고스럽더라도 유지보수하는게 맞지 않아?

A 항상 법망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편법을 쓰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야.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사행성이라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문화부가 사행성이 우려되는 점수 보관제를 허용하겠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보듯 뻔한대. 그거 아냐? 지금도 게등위 심의에는 바다 배경에 고래가 나오는 일명 바다이야기류 게임이 계속 올라온다는 걸. 게임이라고 부를수도 없는 것들이 계속 제2의 바다이야기를 꿈꾸며 등장하고 있단 말야. 아케이드 게임업계가 온라인게임은 정보 저장을 허용하면서 자기들은 왜 못하게 하느냐고 따지는데, 내 생각은 이래. 가령 리니지 게임머니의 경우 법원은 우연이 아닌 개인의 노력으로 확득한 무형의 결과물은 재화로 인정했거든. 근데 아케이드 게임의 결과물은 순전히 우연의 결과잖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볼수 없지.

B 한가지 웃긴건 리니지도 100시간노력해도 안될 놈은 안되더라.

A 적어도 100시간 한만큼 레벨업은 되니까.

B 아 정말 애매한 문제인거같다. 아케이드 업계나 문화부나 난 어디 편을 들어야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난 아케이드 게임은 괜시리 정이 안가. 편견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나는 아케이드 게임에 대해 별로 좋은 기억이 없다.

C 작금의 아케이드 게임 사태를 지켜보면서 난 일본 빠칭코가 떠오르더라고. 일본의 경우 빠칭코는 정부 허가를 받고 하는 합법 사업이거든. 일본에서는 성인남자가 주말에 "빠칭코 한판하고 올게"라고 주변에 말하고 다녀올정도로 양지에서 육성된 산업이야. 우리네 아케이드랑은 좀 틀리지.

D 일본 빠칭코도 좀 문제 있지 않나. 거기는 야쿠자랑 연루된곳 아냐?

C 야쿠자가 연루된곳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퇴직 공무원이 운영하지. 이들은 규칙을 잘 지켜. 뭐 야쿠자가 운영하는 업소에서야 현금 환전, 이중환전 등 불법적인 운영을 할지 몰라도 이들 퇴직 공무원이 운영하는 곳은 그런 일이 거의 없다고 봐도된다.

◆아케이드 업계, 부정적 인식부터 타파해야


B 좀 이야기가 센감이 있네. 다시 논점을 원점으로 돌려보자. 게임법 개정안이 발효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정말 아케이드 업계가 우려하는것처럼 모두가 말라죽게 될까?

D 뭐 혼란스럽기는 하겠지만 업계 구조가 개정안에 맞게 변할 것으로 본다. 상품을 얻기 위해 계속 게임을 이어가며 할수밖에 없던 구조는 단판으로 바뀔것 같네.

C 말이 나와서 말인데 정부가 사행성 아케이드와 그렇지 않은 게임을 제대로 솎아낼수 있을지 여부도 궁금하다. 일부 성인용 게임 때문에 애꿎은 건전한 아케이드 게임장이 당할까 그게 걱정이야. 그런 면에서 성인용 아케이드와 비성인용 게임을 명확히 구분 지을 필요도 있다. 불법 사행성 게임 말고도 건전한 아케이드게임도 많다. 2000년대 초 유행했던 '펌프'도 국내 업체가 만든 리듬게임인데 본고장 일본에 수출까지 했지.

A 정부 입장에서는 모든 게임 산업을 고르게 발전시켜야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겠지만 국내 아케이드 산업이 발달하기에는 과거의 잘못이 너무 컸다. 현재 시점에서 아케이드 산업이 경쟁력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아케이드보다는 온라인쪽 육성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B 그나저나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사행성 아케이드 산업이 더욱 음지로 숨어버릴까봐 걱정이다. 그러면 단속도 힘들어질텐데 말야.

A 동감이다.

B 점수보관증 금지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난 '철권'이 지금 시행 중인 카드 시스템이 좋은 대안으로 보여지는데.

C 그게 뭐야?

B 오락실에서 즐기는 철권 전용 카드가 있거든. 여기에 이용자의 캐릭터 정보가 저장이 돼. 기존 점수보관제와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점수를 업주가 보관하느냐, 개인이 보관하느냐의 차이다.

C 그 카드를 도입하면 무슨 효과를 볼수 있냐?

B 카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본인인증만 강화한다면 이 카드를 통해 사용하는 게임비와 기타 잡비의 흐름이 명확해지잖아. 그러면 지금 문화부가 걱정하는 불법자금 마련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해줄수 있지 않을까?

D 이 문제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아케이드 게임 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인가, 말아야할것인가. 발생하지도 않은 피해를 예측해서 정책까지 동원해서 막는다는게 바람직한가 그렇지 않은가.... 난제야 난제.

B 결과적으로 이야기하면 난 아케이드 게임 산업도 육성을 할 필요는 있지만 이것이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복합관 형태로 조성돼야 한다고 본다. 그 외 성인 아케이드 시장은 지양되야 할 필요가 있어. 이들이 온라인게임과의 형평성을 논하는데, 그 점은 동의한다. 단, 성인 아케이드 게임과 온라인게임 중 고포류 게임은 문화부가 아니라 사감위(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관리하는게 맞다고 봐. 고포류게임을 떼어내면 온라인게임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테고 말야.

A 분명한건 아케이드 게임 산업 육성보다 한국의 게임산업의 건전한 육성이 더 중요하다는 거야. 이를 위해 사행성 짙은 아케이드 산업은 정리될 필요가 있다. 점수보관제 금지도 좋고 카드 시스템도 좋고 아케이드 산업을 양지로만 끌어올릴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그러기에는 아케이드 산업과 검은 돈의 유착관계가 너무 심해. 힘든 일이겠지만 아케이드 업계는 사람들이 가진 부정적인 인식부터 타파해야해. 돈놓고 돈먹기라는 인식이 있는 이상 아케이드에 대한 지원과 육성은 없다.

[데일리게임 편집국 desk@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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