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하면 정유사들은 환경오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를 위해 '클린에너지'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제철회사 포스코 역시 "만약 철이 없다면?"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제철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상품이 아닌 산업 자체를 홍보했다는 점이다. '상품'이 아닌 '가게'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상품이 가질 수 있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산업의 이미지를 제고했다는 것이다. 이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팽배한 국내 게임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건전한 문화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 업계가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는 게임이 곧 문화라는 대전제하에 풀어나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게임을 문화로 귀결시키는 키포인트는 업체들의 CSR 활동에 달려 있다. 연탄배달과 같은 때가 되면 으레 실시하는 전시성 CSR이 아닌, 일반인들이 공감하고 게임업계 이미지를 환기할수 있는 의미 있는 CSR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최근 두 게임 업체가 실시 중인 행사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준 듯 하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6월 25일부터 진행 중인 '리니지2 바츠혁명전'과 JCE가 9일부터 진행하는 '룰더스카이 지하철 전시회'가 그것이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으로는 볼수 없었던 게임 콘텐츠를 유형의 것으로 형상화한 두 기획 전시회는 게이머와 비게이머의 접점을 연결해줄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상에서만 구현되던, 게이머들만의 전유물이던 콘텐츠들이 오프라인상의 눈에 보이는 것으로 자리잡게 됐다. 무형의 콘텐츠가 유형의 콘텐츠로 탈바꿈한 것이다.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마냥 허깨비만 같던 게임이 생각보다 놀라운 그래픽과 아름다움을 가진, 그래서 문화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이 좋은 문화가 될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면, 먼저 문화로서 게임의 가치를 눈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게임 전시회를 삼삼오오 찾은 가족을 떠올려보자. 자녀의 손에 이끌린 부모는 자녀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눈으로 직접 볼수 있게 된다. 부모의 손을 이끌고 전시회를 찾은 자녀는 "저게 내가 하는 게임이야"라며 말할 것이다. 부모와 자녀간의 단절됐던 소통은 게임 전시회라는 접점을 통해 연결되고 이는 건전한 게임 문화를 정착시키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게임이 건전한 문화 콘텐츠로 인정받기 위해 게임보다는 외적인 요소를 보다 강조할 필요가 있다. 게임 전시회의 활성화는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 게임업계의 CSR은 보다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