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 고수 보며 초심자 먼저 생각
"무릎(배재민)과 홀맨(김정우) 선수의 실력을 보고 놀랐습니다. 원래 '잡다캐릭'(김현진) 선수의 팬이었는데 오늘 두 선수 경기를 보고 반해버렸어요"
e스타즈 서울 '철권' 경기에서는 내노라하는 '철권' 선수들의 격전이 펼쳐졌다. 개발자가 아닌 한사람의 팬으로서도 하라다 PD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놀랍다고 추켜세웠다. 그렇다면 개발자의 입장에서 그는 고수들의 경기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초보자를 더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철권' 고수야 저마다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으니 걱정이 안되지만 '철권' 초보자들은 고수의 벽에 부딪혀 쓴맛을 볼때가 많죠. 초보자들도 즐겁게 게임을 이용할수 있는 환경을 늘 고민합니다"
'철권' 캐릭터간 밸런스 조절이 쉽지 않은 점도 초보와 고수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하라다 PD는 되려 "밸런스가 안맞는게 당연하다"며 손사레를 쳤다. 하라다 PD에 따르면 '철권' 최고수들의 조언도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실력에 따라 밸런스를 다르게 생각합니다. 초보자들은 잭이나 쿠마처럼 리치가 긴 캐릭터를 '밸런스파괴자'로 생각합니다. 중급자들은 변화무쌍한 기술을 구사하는 크리스티를 상대하기 어려워하죠. 반면 고수들 사이에선 스티브가 '사기' 캐릭터로 통하더군요"
이용자의 실력과 환경에 따라 느끼는 기준이 다 다른만큼 이를 밸런스 조절의 기준으로 삼을수는 없다는 이야기. 캐릭터간의 밸런스는 어쩔수 없는 문제지만 그래도 하라다 PD는 초보자들이 즐겁게 '철권'을 이용할수 있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폴의 '붕권'과 헤이하치 '풍신'을 한캐릭터로?
출시를 앞둔 가정용 '철권태그토너먼트2'에도 하라다PD의 철학이 담겼다. 초보자들을 위한 편의 기능이 가득하다.
"'철권'의 기본기를 익힐수 있는 '파이트라보' 기능이 도입됩니다. 튜토리얼뿐만 아니라 '철권'의 세계를 이해할수 있는 스토리라인도 이를 통해 익힐수 있죠. 파이트라보는 '철권' 초보자들이 중급자로 올라설수 있는 발판이 될 겁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철권태그토너먼트2'로 흘러갔다. 지금 국내 게임계는 '철권태그토너먼트2'가 화제다. '철권'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인 '철권버스터즈'가 성황리에 끝마치는 등 국내 넘버원 격투게임 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어서다. 출시일이 9월 11일로 확정된 가정용 '철권태그토너먼트2'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
"지금까지 나온 가정용 '철권' 이상을 기대해달라"고 하라다 PD는 호언장담했다. 앞서 설명한 파이트라보를 비롯해 각종 미니게임 등 색다른 콘텐츠도 대거 추가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요소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캐릭터 외형의 변경은 물론 기술까지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다. 가령 폴의 '붕권'에 헤이하치의 '풍신'을 가미할수 있다는 이야기. 물론 이렇게 편집한 캐릭터로는 랭킹 대전을 펼칠 수 없다. 하라다 PD는 "친구들과 놀때 쓰라"며 웃었다.
◆택견에 관심많아... 게이머의 힘이 필요해
'철권'의 한국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갔다. '철권'에는 두 명의 한국인 캐릭터 백두산과 화랑이 등장한다. 태권도를 사용하는 이들은 서로 사제지간.
"백두산과 화랑이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용률은 낮더군요. 새로운 한국인 캐릭터를 추가해달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하라다 PD에 따르면 3년 전부터 '철권'에 새로운 한국인 캐릭터를 추가해달라는 팬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의 고유 무술인 '택견'을 사용하는 여자 캐릭터를 추가해 달라는 팬들이 특히 많다.
택견을 사용하는 캐릭터에 대한 한국 '철권' 팬들의 요구가 워낙 거세다보니 하라다 PD도 택견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지만 관련 자료를 찾는건 쉽지않았다. '택견'을 원하는 게이머는 많았지만 택견이 무슨 무술인지 상세히 설명해주는 이용자는 없었다.
정확한 자료와 고증없이 캐릭터를 디자인할수는 없는 일. 일례로 '철권'의 인기 캐릭터인 '니나'역시 당초 '고무술'이라는 무술을 사용하는 캐릭터로 디자인했지만 고무술이라는 무술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아 마샬아츠를 사용하는 격투가로 컨셉을 바꿨다고.
"저도 답답합니다(웃음). 새로운 한국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선 게이머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택견의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는 누군가가 나타나줬으면 좋겠군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사진=데일리게임 박운성 기자 phot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