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든 생각이 있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 '게임'이 채택된다면 어떨까.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 같지만, 기자의 생각은 한번 쯤 올림픽에 게임이라는 종목이 생겼으면 한다.
물론 국내를 비롯, 일부 국가에선 e스포츠(e-Sports) 경기가 활성화 돼 있다. e스포츠란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 장비 등을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지적 능력 및 신체적 능력이 필요한 경기다. 여기에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 게임대회인 '월드사이버게임즈(World Cyber Games, 이하 WCG)'도 해마다 개최된다. 다행히도 WCG는 매년 백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찾는 것은 물론, 2004년부터는 매년 다른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다. 또 올림픽의 영향을 받아 선수촌도 제공하고 있다. 이쯤되면 게임 올림픽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WCG가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음에도 불구 저변확대에 따른 어려움과 '그들만의 축제'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편견 탓에 양지로 올라오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올림픽의 취지는 국제평화와 화합이다. 게임을 통해서도 평화와 화합은 이룰 수 있다. 또 게임은 기본 지식만 있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야구를 정식 종목에서 제외했다. 야구가 남자들을 위한 스포츠라는 점에서 남녀평등에 위반됐고, 시설 등이 마련된 국가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게임은 전문화를 갖추지 못한 일반인이라도 마음 먹기에 따라 세계 최고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시설 등에 대한 고민도 사라진다. 이만큼 평등한 '스포츠'가 또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여전히 찬밥 신세다. 언제나 그래왔듯 게임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크게 부각되고, 게임은 사회 '악' 취급을 받는다. 스포츠가 기반이 된 올림픽을 통해 평등과 화합이 생기는 것도 좋지만, 게임은 더 쉽고 간단하게 평등과 화합을 불러올 수 있지 않은가.
게임이 올림픽 공식 종목이 된다면 게임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게임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가치를 가진 콘텐츠이자,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다. 바람이 아닌 현실이 되길 기대해본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