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장르 도전한 거울전쟁
A 엘엔케이의 신작 '거울전쟁'이 곧 공개서비스(OBT)에 돌입한다. 어린 게이머는 '거울전쟁'이 어떤 게임인지 잘 모르지만 30대 게이머들은 과거 모두 한번씩 들어보거나 해봤을만큼 대단한 게임이었지.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게임의 장르가 슈팅이라는거야. 옛날 오락실에서 했던 '1942'같이 적의 탄환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적들을 유린하는 게임 말야. 다들 어떻게 생각해? 요즘같은 세상에 이런 슈팅 게임이 시장에 먹힐 수 있을까? 무모한 도전일지 혹은 새로운 주류로 떠오를지 난 도무지 모르겠다.
C 먼저 시작하기전에 앞서 장르를 정확히 적시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슈팅이 아니라 비행슈팅이야. FPS게임의 끝도 슈팅이잖아. 단순히 슈팅게임이라고만 하면 독자들이 헷갈려 한다고. 과거 국민게임이었던 '포트리스'도 슈팅이고 '웜즈'도 슈팅이다. 비행슈팅이라고 하는게 맞다.
A 그래 알았어. 그런데 비행슈팅보다는 슈팅이 입에 더 감기니까 편의상 슈팅으로 통칭하자.
B 무모한 도전은 아닌 것 같다. 무모하다기 보다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길에 첫 발을 내딛은 엘엔케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일단 신선하지 않아? 기존 틀을 깬 도전이 너무 멋지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표현은 회사의 노력을 너무 폄하한 것이라고 본다.
D 시작부터 무모한 도전은 아닌 거같다. 무모한 도전이라기보다 딱히 그 단어가 생각은 안나는데 무모하다기 보다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길에 첫 발을 내딛은 엘엔케이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일단 신선하지 않냐. 게임이라는게 공식이 있자나 MMORPG랑 액션 대전 등 소셜 등 공식이 있었는데 이런 공식을 틀을 바꾸니까 그런 도전이 좋게 보이고 무모한 도전이라는 생각은 그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너무 폄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C 글쎄. 난 솔직히 우려도 돼. 슈팅 게임의 발목을 잡는 요소는 너무 극단적이라는 거야. 슈팅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지. 난이도 밸런스도 잡기 어려워. 슈팅게임의 재미는 적의 총알을 피하는 거잖아. 근데 이 총알수를 너무 적게 만들면 난이도가 너무 쉬워져서 재미가 없고, 너무 많이 만들면 게임이 매니악해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밸런스를 엘엔케이가 어떻게 잡았을지 관심이 간다. 개발자들도 게이머잖아. 이들이 재밌게 즐길 정도라면 완성도는 기대해봐도 될만한데... 뚜껑이 열려봐야 알수 있을 것 같아.
B 나 역시 엘엔케이의 독특한 시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거울전쟁'이 슈팅게임이긴 하지만 MMORPG적 요소를 아예 넣지 않은 것은 아냐. 비전투 지역, 즉 마을에서 이용자는 3D MMORPG와 같은 시점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그러다 전투에 돌입하면 본격 슈팅게임이 펼쳐지는 거지. 슈팅과 MMORPG의 하이브리드게임으로 보여진다. 요즘 하이브리드 장르가 대세잖아? '리그오브레전드'로 한창 뜨고 있는 AOS 장르도 RTS에 RPG요소를 섞은거니까. '거울전쟁'으로 슈팅에 RPG를 섞은 이 하이브리드 장르가 새로운 대세가 될지도 모르지.
D 예전에 내가 했던 고전게임중 즐겁게 했던 것이 '마성전설'이라고 있어. 이 게임도 나름 판타지 배경의 슈팅 게임인데 밤낮없이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게임들은 말 그대로 게임의 재미 자체에 충실했다는거야. 난 요즘 나오는 게임들 보면 이게 게임인지 옷갈아입히기 게임인지 분간이 안간다. 그런면에서 '거울전쟁'은 게임의 원초적인 재미를 살린 게임이라고 보고 있어.
C 거듭 말하지만 난 밸런스가 가장 우려된다. 슈팅 게임은 파일럿, 그러니까 게이머의 실력이 게임의 재미요소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다. 원코인으로 최종 보스까지 클리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만원을 쏟아부어도 최종보스를 구경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 이 공식대로라면 '거울전쟁'도 1레벨 캐릭터도 최종 보스를 깰 수 있는 요소가 있을수 밖에 없어. 나름 RPG의 성장 요소도 가미한 게임인데 이 점이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다. 또 밸런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말야. 걱정이 되기도 하고.
A 개발진이 뭔가 염두에 둔게 있겠지. '거울전쟁'이 단순해 보이는 게임일수도 있어. 근데 개발기간만 5년 걸렸다. 지난번 '거울전쟁'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엘엔케이 남택원 대표가 '한달이면 뚝딱 하고 만들줄 알았던 게임이 5년이나 걸렸다'고 말하기도 했지. 아무래도 시장에 처음 도전하는 생소한 장르니만큼 부담감이 컷겠지. 나름 준비한 비장의 카드? 같은 것도 있을 것 같고.
D 비장의 카드같은게 있을까? 난 아직은 모르겠다. 또 하나 걱정되는건 슈팅게임이니까 일종의 공식같은 것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거야. 왜 특정 슈팅 게임많이 하면 패턴이 외워지고 적의 공격루트가 눈에 읽히잖아. 그러면 재미가 있을까?
C 근데 그 문제는 그리 걱정안해도 될 것 같다. '거울전쟁'의 적들이 과거 90년대처럼 정해진 패턴의 공격만 펼칠거같지도 않고 또 공략이 나와도 이를 실현할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야. 가령 예를 들자면 일본에서는 매우 어려운 슈팅 게임중 '탄막슈팅'이라는게 있다. 화면을 뒤덮을 정도로 총알이 쏟아지는 무지막지한 게임이지. 개발자가 의도한 길에서 0.1밀리미터라도 넘어가면 바로 죽는다.
◆거울전쟁, 이스포츠 종목 노린다
B '거울전쟁'의 이스포츠 진출도 관심거리다. 엘엔케이도 공식적으로 '거울전쟁'의 이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었지. 개인적으로도 이 게임이 성공적으로 이스포츠화됐으면 좋겠다. 이스포츠화를 통해 게임사는 저변확대를 노릴수 있잖아. 국내 이스포츠판도 '스타크래프트'같은 전략 장르말고 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 국산 종목이 다변화에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말야.
D 우려도 된다. 비행슈팅 게임을 어떻게 이스포츠화시키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모양새가 안나와. 이스포츠의 기본 전제가 상대방과의 대전인데 '거울전쟁'같은 슈팅게임이 어떻게 PvP를 펼치지? 그게 아니면 그냥 누가 빠르게 미션을 클리어하느냐의 경쟁 요소밖에 없는데 이건 재미가 떨어져.
A 두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겠지. 먼저 같은 맵을 누가 더 빨리 완벽하게 깨느냐를 겨루는거야. 일종의 타임어택인데 이건 문이 지적한데로 보는 재미가 별로 없어. 두번째는 1:1이나 2:2 이상의 대전인데 이는 슈팅게임에서 구현하기 힘들지. 슈팅게임에서 게이머가 조종하는 기체가 쏘는 총알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확산형이라고 해서 넓은 범위에 낮은 데미지를 주고, 좁은 지역에 강력한 데미지를 주는 집중형이 있지. 대전 모드에선 확산형태의 총알이 절대 유리할거야. 그거만 냅다 갈겨도 상대방은 죽거나 빈사상태에 빠지겠지. 그럼 재미있을까? 또 하나 변수는 '거울전쟁'에 RPG 요소가 가미됐다는거야. RPG니까 레벨 별로 각종 스킬이 있겠지? 무적류 스킬도 있을테고. 이들중 몇몇 스킬은 '사기' 소리 들을꺼야. 기본적으로 슈팅 게임은 적의 공격을 피하는데 묘미가 있는건데 이를 무력화시킬 요소가 등장할수 있다는거지. 또 이런 요소로 인해 너무 순식간에 전투가 끝나버리면 보는 입장이나 중계하는 입장은 당황해. 어떻게, 어떤 기술을 써서 상대를 무너뜨렸는지 식별할수 없으니까. 이 역시도 재미없다.
D '거울전쟁'의 PvP모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서 속단하긴 힘들 것 같다. 남택원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했어. 여러가지 PvP모드를 개발 중이라고 말야. 이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있는만큼 다양한 모드가 나오지 않을까.
C 가장 가능성있는 걸 꼽아볼까? 횡스크롤도 아니고 종스크롤도 아닌 360도 전방향 공격이 가능한 필드에서 전투하는 게 나올듯 싶다. 예전 플레이스테이션에 출시됐던 '사이킥포스'라는 슈팅게임이 있어. 이게 360도 전투방식으로 꽤 인기를 끌었지.
B 난 '거울전쟁'의 MMORPG적 요소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이 게임이 광장에서는 MMORPG 처럼 바뀌잖아.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모드를 만들수도 있을 것 같아. 기존의 슈팅 말고 MMORPG 시점에서의 슈팅게임도 펼쳐볼수 있다는 거지.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도 아니라고 본다.
◆흥행 가능성
A 각설하고,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이거야. 과연 '거울전쟁'이 성공할 수 있을까? RPG와 FPS가 정복한 국내 시장을 슈팅이라는 장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을까? 일단 게임이 성공해야 이스포츠도 할수 있는 거다.
B 쉽지는 않겠지.
C '거울전쟁'의 주요 타겟층이 어때?
D 전연령층. 그중에서도 20대 초반 어린층을 노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
C 일단 난이도는 쉬운 편이겠네. 전연령층이 고루 즐길수 있게 하려면 탄막슈팅같은 매니악함은 엿볼수 없겠지.
B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알수 있겠지만, 적잖이 우려가 되는건 사실이다. 익숙한 게임에 사람들의 손이 가기 마련이고, 생소한 것을 접하면 여러 색안경을 끼고 보기 마련이지. 부족한 부분이 더 부각될수도 있을테고. 콘텐츠가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해방군하고 악령군하고 싸운다는데 스토리가 빈약할지도 모르겠고... 지켜봐야 알일 같다.
C 스토리가 빈약할거라는 생각은 안든다.'거울전쟁'이 과거 PC 패키지게임에서도 유명한 시리즈야. 10년 이상 역사를 가진 IP지. 남택원 대표가 직접 쓴 동명의 원작 판타지소설을 바탕으로 한건데. 저번 기자간담회에서 '거울전쟁' 인트로 영상을 공개했는데 완전 영화더만. 스토리만큼은 확실할 것으로 기대된다.
D 다 좋다. 문제는 우리나라 게이머들이 이런 슈팅장르를 받아들일만한 준비가 됐느냐는 거지. 다들 알다시피 한국은 특수한 시장이야. 게임 자체의 재미보다는 캐릭터를 꾸미고 보다 강하게 육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어. 아까 슈팅게임의 공식 이야기도 나왔는데 사실 한국 시장만큼 공식이 성립된 나라도 없다. 대작 MMORPG나 FPS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시장. 그래 AOS도 '리그오브레전드'가 있으니 쳐주지. 이틀을 '거울전쟁'이 깰 수 있을까? 난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차라리 국내보다는 일본 시장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엘엔케이의 전작인 '붉은보석'도 일본에서 쏠쏠하잖아? 슈팅게임은 적어도 국내보다는 일본이 더 먹히지 않나?
C 일본에서도 슈팅 장르가 그리 인기가 좋은 편은 아니다.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일부 게이머들이 탄막슈팅같은 극한의 난이도에 도전하는거지. 일본의 유명한 동영상 커뮤니티인 니코니코동화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에 자신의 실력을 영상으로 찍어 어필하는 오타쿠같은 게이머들이 많지. 결론은 대중적으로는 그리 인기가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것이지.
A 아까부터 계속 똑같은 이야기만 하지만 결국은 난이도 밸런싱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에 사이큐어라는 게임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가 지금 인기를 얻은 비행슈팅게임 대부분을 만들었어. 비결은 밸런스다. 엘엔케이 개발자들이 이 밸런스에 대한 감각을 잘 드러냈으면 하는 바람뿐이야.
B 어찌됐건 '거울전쟁', 난 찬성이다. 요즘 나오는 게임보면 다 돈벌려고 나온 게임들밖에 없는 것 같아. 산업적 측면에서 신선하고 다양한 게임이 나온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거울전쟁'같은 새롭고 색다른 시도가 자주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C 장르의 다변화는 환영할만한 일이야. 국내 게임시장 판도가 바뀔때도 됐지. 다만 아쉬운건 엘엔케이가 게임은 색다르게 내놓으면서 마케팅은 너무 여타 다른 게임처럼 똑같이 진행하고 있다는거야. 웹진 광고하고 리뷰, 프리뷰 뿌리는 거도 좋지만 좀 색다른 마케팅을 선보여서 이슈몰이를 했으면 좋겠다. 슈팅게임이니까 과거 추억의 오락실 게임기에 '거울전쟁'을 설치해 대중에게 선보인다던가 뭐 그런거 있잖아. 슈팅게임의 특징을 잘 살릴수 있는 뭔가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여진다.
A 맞는 말이다. '거울전쟁'이 어떤 성적을 받을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건 엘엔케이가 FPS와 RPG로 양분된 국내 게임시장에 단단한 '돌직구'를 던졌다는 거야. 언제부턴가 국내 게임시장은 특유의 벤처정신과 도전정신이 결여됐어. 다들 안전한 길만 찾으려 하지. 그러다보니 다 비슷비슷해보이는 게임만 양산되는 형국이고. '리그오브레전드'로 AOS라는 신 장르가 각광받고 있듯이 '거울전쟁'으로 슈팅게임이라는 신조류가 형성되기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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