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 3대 게임쇼로 입지 다져
A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2012가 폐막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게임스컴에는 약 27만5000명이 다녀갔다고 하더군. 참가국도 늘었고 부스도 늘었다. 국내 유명 IT업체인 삼성과 LG가 참가해서 경쟁구도를 연출하기도 했지. 게임스컴 개막 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어. 유명 업체인 닌텐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불참했고 때마침 불어닥친 유럽발 경제 위기 때문에 흥행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었어.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왠걸. 아주 잘됐지. 또 한편으로는 이번 게임스컴은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위주로 부스가 꾸려지면서 콘솔 게임 위주이던 유럽 게임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엿볼수도 있었지.
C 그런데 이번 게임스컴을 놓고 게이머들 사이에선 말들이 많더라. 선보일 예정이던 게임이 빠졌거든. 가령 밸브가 하프라이프3를 게임스컴에서 선보이겠다고 했는데 빠졌어.
B 꽤 떠들썩한 해프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주최측 실수아냐?
C 하프라이프3를 기대하던 게이머들은 뭐 물먹은 꼴이지. 또 이래저래 실망스러운 구석이 많았어. Xbox720과 같은 뭔가 큰건을 터뜨릴 줄 알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참가조차 하지 않았지. 소니는 경쟁업체인 닌텐도의 불참에도 기어코 참가하길래 뭔가 대박 뉴스를 전할 줄 알았는데 고작 PS 비타 관련 소식 몇 개 전하는데 그쳤어. 모두 다 기대 이하였다.
D 뭐 어떤 행사이든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을테니까. 그나저나 어땠어. 그래도 세계 최대 게임쇼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게임스컴을 직접 본 소감이?
A 일단 넓다. 게임스컴이 열리는 행사 전시장 면적이 삼성동 코엑스의 4배 정도는 된다. 하도 넓어서 그런지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관람객도 많았다. 하루 일정으로는 전시장 면면을 꼼꼼히 살펴보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넓지. 전시장 내부 부스도 철저하게 시연 위주로 꾸며져 있어. 시연대 규모도 엄청나고. 또 하나 눈길을 끄는건 B2B관. 안마의자도 있고 마사지 서비스도 있더라. 아주 편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지. 그래서일까? 비즈니스 미팅도 더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
D 관람객들은 많이 좀 왔나?
A 꽤 많은 편이었지. 게임스컴의 위상이 남달라졌다는게 피부로 느껴졌다. 왜 게임스컴이 각광받는지도 생각해봤어. 일단 지리적인 환경이 크다는 결론이야. 유럽 대륙에 많은 나라가 옹기종기 모여 있잖아. 두 시간이나 한 시간만 가면 바로 인접한 다른 나라에 방문할 수 있지. 언어는 국가마다 약간 다르지만, 독일어 등이 많이 사용되다보니 의사소통에 큰 불편은 없어. 다같은 유럽연합(EU) 국가라는 점도 크고.
두 번째로 유럽, 특히 독일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은 PC방 문화가 없다. 이말은 곧 오프라인 현장에서 사람들을 많이 모아서 게임 관련 행사를 열수 없다는 뜻과 일맥상통하지. 유럽 업체들이 게임스컴에 참가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게이머들을 오프라인 현장에서 모을수 있는 수단이 없거든. 현장에서 곧바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듣겠다는 것이지.
세번째는 게임을 바라보는 문화 그 자체다. 유럽 애들은 게임을 하나의 놀이 문화로 보고 있어. 부담없이 즐기러 온다는거지. 더욱이 유럽대륙은 고속철도로 이어져 있다보니 매우 손쉽게 이동할 수 있어. 이점이 게임스컴이 활성화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C 그래? 솔직히 난 게임스컴이 세계 3대 게임쇼라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해가 안가는게 많아. 다들 알다시피 게임스컴은 E3 이후, 도쿄게임쇼 이전에 개최되지. 이게 뭔 소리냐면 게임스컴에 대박 뉴스감이 터질 공산이 적다는 거야. 새로운 콘솔 기기나 신작은 다 E3에서 발표돼. 또 콘솔게임의 중요한 한 축인 일본 업체들은 도쿄게임쇼를 발표의 장으로 삼는 것을 선호하고. 게임스컴은 뭔가 어중간해. 이슈가 안된다.
D 미세한 차이는 있다. 게임 전시회의 성격이 각각 달라. E3는 게이머를 위한 행사라기 보다 B2B 행사지. 입장료도 일반 게이머가 지불하기에도 만만찮은 수준이야. 반면 게임스컴은 B2C 행사지. 이용자들도 손쉽고 가볍게 다녀갈 수 있다는 거야. 일본 도쿄게임쇼같은 경우 워낙 폐쇄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은 다들 잘 알테고. 게임스컴은 B2C 행사로써 나름의 입지를 돈독히 다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한국 게임은 유럽서도 인기
A 이번 게임스컴은 여러모로 의미가 각별하다. 특히 우리 나라가 공동 파트너 개최국이 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지.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다. 게임스컴의 파트너 국가인 우리나라에 대한 외신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기대 이하였다는 점이야.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더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홍상표 원장이 현장에서 뭔가 많이 발표하긴 했지만 외신 기자는 단 한명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어. 외신 기자중 질문을 던진 이는 단 한명도 없었지. 하지만 한국의 게임에는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더라.
B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봐.
A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유럽 게임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는 것은 '팩트'다. 특히 한국 MMORPG에 유럽이 주목하고 있어. 이번 게임스컴에서 큰 이목을 끈 게임이 바로 길드워2였지. 앞서 아이온, 테라, 마비노기영웅전 등이 현지에서 주목받기도 했고. 실제로 느낀 바로도 한국산 MMORPG가 유럽 시장을 장악하고 있더라.
D 실제로 길드워2 반응이 그렇게 좋았어?
A 응. 해외에서도 기대가 꽤 크더군. 외신기자들도 열심히 질문도 했으니까 말야.
C 길드워2의 경우 전작이 워낙 잘 나가서 말야. 이슈가 될만한 게임이다. 그런데 길드워2는 사실상 외산 게임이라고 보는게 맞지. 엔씨의 자본만 들어가고 개발은 모두 해외 자회사가 만들었으니까.
A 넥슨의 위상이 상당히 다르게 변화했다는 점도 중요한 이슈야. 넥슨은 유럽 법인을 통해 꾸준히 현지 지배력을 높여왔고 게임스컴도 계속 참가하고 있어. B2B로는 세번째고 B2C로는 두번째 참가했어. 이번 게임스컴 취재의 경우 굉장히 많은 기자단을 넥슨이 꾸려갈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지. 그만큼 보여줄것이 많다는 자신감이었고. 실제로 외신 기자들도 넥슨에는 꽤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C 넥슨이 외신에 주목받은데는 나름 이유가 있을걸. 이 역시도 길드워2랑 연관이 있는데, 게임스컴이 열리기 전에 넥슨 관련 외신이 좀 떴어. '길드워2의 엔씨소프트를 인수한 회사가 어디?'라는 내용의 기사들이었지. 요즘 인수설이 나돌고 있는 EA를 사들일 업체로 거론되기도 하고. 그래서 게임스컴에서도 나름 넥슨이 눈길을 끈 것으로 보여진다.
A 이번 게임스컴에서 넥슨 관련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개인적으로 넥슨 김성진 유럽 법인장이 참 운이 없는 사람 같다. 이 양반이 이번 게임스컴에서 발표자로 나섰거든? 자료도 좀처럼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도 많이 준비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모양새가 역력했는데 기기가 김성진 법인장을 도와주지 않더라. 리허설 때 멀쩡했던 프로젝터빔이 기자간담회에 들어가니까 문제가 생긴거지. 기껏 준비한 자료가 출력되지 않는거야. 기기 결함 때문에 프리젠테이션이 늦어졌고 본인도 꽤나 답답했겠지. 안쓰럽더라. 뭐 다행히 초반 이후에는 제대로 작동돼 행사는 무사히 마쳤지만 말야.
D 딱딱한 이야기는 됐고. 부스걸 이야기나 좀 해봐. 궁금하다. 유럽의 그녀들은 여전히 아름다운가?
A 올해 게임스컴은 좀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더라. 그래도 쏠쏠하긴 했어. 워게이밍이 한건했지. 라이브 댄스쇼를 보여주더군. 아, 게임스컴에서 봤던 부스걸들은 덩치가 다들 장난이 아니었어. 아시아 게임전시회와는 사못 다른 분위기지.
B 게임스컴을 보면서 느낀건데, 게임 부스걸을 꼭 예쁘고 깜찍한 여자들로 써야하나 싶다. 부스걸이 너무 돋보이면 반대로 게임이 죽는 느낌이야. 하지만 게임스컴은 어때. 게임이 딱 부각되잖아.
C 그래도 미(美)의 기준은 전세계가 똑같은 것 같더라. 외국의 오타쿠 웹진들, 코타쿠같은데 가보면 지스타나 차이나조이 관련 사진기사보면 온갖 코스프레나 부스걸 사진이 수천장은 나오거든? 그런데 게임스컴이나 E3에서는 사진이 몇 없다.
D 결론적으로 게임스컴 부스걸은 별로 볼게 없단 소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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