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지난달 28일 북미 유럽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 반응이 뜨겁다. 첫 주 동시접속자가 40만명에 이른다고 하네. 25개 서버도 포화상태고. 예약판매에서만 100만장이 넘게 팔렸는데 디지털 다운로드판매까지 더하면 올해까지 1000만장도 팔릴 것이란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어.
D 외국 비디오게임 차트는 보통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게임을 집계해주는데, 그 차트에서는 '길드워2'가 200만장이 넘게 팔렸다. 엔씨가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는 이상 정확한 판매량은 가늠하기 힘들지만, 어쨌든 초반 '대박'을 터뜨린건 맞아 보인다. 더욱 고무적인건 이 모든 수치가 출시후 일주일만에 벌어진 사실이라는 거다. '길드워2'가 예약판매된 분량은 여느게임이 몇달간 걸려 세운 기록을 훨씬 앞섰어. 앞으로 판매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어마어마하겠지.
C 눈에 보이는 수치 외에도 각종 해외 매체는 온통 '길드워2' 칭찬 일색이다.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쏟아내고 있지. 별다른 악평은 보지 못한 것 같다.
B 이만하면 일단 '길드워2'가 화려한 데뷔를 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인기 이유는 뭘까. 지난해 지스타에서 공개됐던 '길드워2'를 봤던 소감으로는 일단 겉모습은 여타 MMORPG와 크게 다를게 없어보이던데.
D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후 정립된 퀘스트 시스템의 과감한 탈피라고 말하고 싶다. 일단 '길드워2'에선 물음표(?)와 느낌표(!)를 찾아볼 수 없어. 다이나믹 퀘스트라고 해서 게임을 하던 도중 특정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자동으로 퀘스트가 발생하는 방식이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하지만 그 결과는 앞으로의 게임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A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당시 현존했던 모든 MMO 아이디어를 세련되게 융합시킨 완성품이라고 볼 수 있지. 하지만 '길드워'는 이 왕도에서 벗어났다. 외도를 한거지. 퀘스트를 수행한다는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걷겠어"랄까. 방식은 완전히 다르거든.
C 힐러가 없다는 것도 '길드워2'의 특징이야. 특정 힐러 클래스에게 모든 힐 기술을 몰아주는 여타 MMORPG와 달리 '길드워2'는 모든 캐릭터가 자신의 체력을 회복시킬 수 있지. '탱커'라고 할 수 있는 가디언도 무기만 메이스 계열로 바꿔들면 HP 회복량을 크게 높일 수 있어. 모든 캐릭터가 전략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거야. '팀의 체력을 책임지는 뿌뿌뿡'은 '길드워2'에 없다.
B '길드워' IP의 파급력도 무시하지 못할 거야. 전작인 '길드워'가 우리나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외국에서는 장난이 아닌 타이틀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등장하기전 MMO 게임의 대명사로 불리웠을 정도지. 그런 대작 타이틀의 후속작이 나온다? 외국 게이머들이 환장하는 것은 당연해.
A 난이도는 어때?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길드워2'가 좀 어렵다는 말도 나오는 것 같던데. 북미 유럽 버전이라 한글은 전혀 지원 안되니 언어 문제도 한몫할 것 같고.
D '길드워2'를 접한 한국 게이머들이 어렵다는 평가를 내는 이유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방식 때문일거야. 어렵다기보다 접해본적이 없으니 진입장벽이 느껴진 것이겠지. 또다른 이유로는 '길드워2'에는 수많은 기능이 있어. 채집도 해야 하고 무기 스킬도 올려야 하고 연구까지 해야 되지. 그런데 이를 콕 집어서 정리해주는 커뮤니티라던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뭔가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한국식 MMO게임에 익숙한 우리 이용자들은 뭔가를 보고 그것을 답습하는 플레이를 좋아하는데 그 답습할만한 '뭔가'가 아직은 없다는 소리지. 하지만 언어의 장벽과 이런저런 기본적인 지식만 다 떼면 '길드워2'는 그리 어려운 게임이 아냐. 다만 전문적으로 플레이하려면 꽤나 심오하고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스킬이 좀 많거든.
B '길드워2'의 퀘스트는 재미있나? 퀘스트 한번 진행하려면 꽤 긴 문장을 읽어야 한다는 말은 들었다.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대부분 이야기 길면 다 스킵하잖아.
C 그래? 난 텍스트가 그리 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는데. 핵심 줄거리를 따라가는 퀘스트의 경우 텍스트가 고작해야 두 줄밖에 안돼. 가령 "어떤 마을 사람을 도와줘라", "어디로 가라" 등등 짧아. 음성 지원도 되서 뭐 무난하게 진행되던데.
◆길드워2, 한국에서도 잘 될까
B '길드워2'가 북미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중국에는 콩종과 아주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해놨다. 이래저래 호재가 겹쳐서 그런지 엔씨 주가도 뛰고 있지.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이 출시되고도 주가가 정체양상을 보였는데도 말이야. 그런데 궁금한게 하나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나름 '잭팟'을 터뜨린 이 '길드워2'가 국내 시장에서도 통할까? 이 게임의 코드가 우리나라 이용자와 맞을까?
D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작이 아닌 게임으로는 재미를 본 적이 없어. 2000년대 초반 '에버퀘스트'를 서비스했지만 금방 접어버렸지. 리처드 게리엇을 거금을 주고 데려와 만든 '타불라라샤'도 뼈아픈 기억밖에 없고. '길드워2'도 돈만 엔씨가 댔지 사실상 엔씨 스타일의 게임은 아니잖아. 난 조심스레 '길드워2'도 비슷한 전철을 밟아나가지 않을까 싶다.
C 엔씨를 포함해 지금까지 많은 외국산 MMORPG가 이 땅에서 쓴 맛을 본 이유는 자명해. 생소하고 낯설기 때문이지. 캐릭터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양키센스하며... 그런데 예전이랑 지금은 또 많이 달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성공했고 닮은꼴 게임들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국내 게이머들도 이같은 게임에 대해 많이 학습한 상태지. 난 '길드워2'의 한국 성공 여부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 엔씨소프트가 한두번 MMORPG를 서비스해본 것도 아니고 나름의 밸런싱 감각과 디자인을 통해 무리없이 게임을 내놓을 거야.
A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외국산 MMORPG가 안된다는 말도 옛말이 됐다. 넷마블이 '리프트'를 끌어왔고 또 수많은 외국산 게임들이 출시되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지. 왜 그러겠어. 더이상 한국 시장이 무조건 외산 MMORPG가 실패하는 시장은 아니라는 것이겠지.
C '길드워2'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 특히 스킬 시스템이 그렇지. 가령 마법사가 빙판으로 얼려 놓은 바닥에 가디언이 쿵 바닥을 찍는 스킬을 사용할 경우 얼음이 솟아나서 적들을 얼려버릴 수 있거든. 혹은 마법사가 쓴 파이어월 마법에 화살을 쏘면 불화살이 되어 날아간다던가 하는 등 색다른 공격을 펼칠 수 있다. 직업마다 다양한 스킬 연계가 가능하다는 거지. 또 지금까지의 MMORPG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스템이기도 하고. 늘 똑같은 게임에 질려버린 한국 이용자에게는 분명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 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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