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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천룡기' 개발 실장 "이보다 리얼한 무협게임 있나요"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다. 2011년 10월 열렸던 '천룡기' 기자간담회 때의 일이다. '천룡기'와 다른 경쟁작들을 비교하는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김남철 위메이드 대표(당시 부사장)의 심기가 불편했나 보다.

행사를 마치고 장내를 정리하려는 찰나, 김남철 대표는 마이크를 들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천룡기'는 세계 최고의 게임"이라고 일갈했던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차 있었다. '천룡기'에 대한 확신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말이다.

김 대표의 자신감은 실제로 증명되기도 했다. 지난 지스타2011에 출품됐던 '천룡기'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에 비견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것. 이보다 더 뛰어난 정통 무협게임이 없다는 평가도 줄을 이었다. 모두의 관심속에 그렇게 '천룡기'는 다시 잠룡(潛龍)이 됐다

그로부터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천룡기'는 어떻게 변했을까. 위메이드 박정수 개발실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정수 '천룡기' 개발 실장 "이보다 리얼한 무협게임 있나요"
◇위메이드 천룡기 개발실 박정수 실장

◆이보다 리얼한 무협 게임 어디 있나

"이걸 먼저 봐주세요" 박정수 실장은 자료부터 펼쳐들었다. '천룡기'의 레벨 디자인을 요약한 도표였다. A4용지 한면이 각종 데이터로 가득 차 있었다. 1년여 전 자료와 비교해봐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1년 전 '천룡기'는 외길을 걷는 게임이었다면 현재의 '천룡기'는 다양한 길을 걸을 수 있는 게임이 됐다는 것. 단순히 레벨업 과정만 보더라도 '천룡기'에는 풍성한 즐길거리가 마련됐다는 이야기다.

게임의 세계관도 보다 '무협'스러워 졌다. 기연과 영약, 주화입마에 이르기까지 '천룡기'의 세계관은 영락없는 무협의 그것과 쏙 빼닮았다. 정파와 사파의 대립. 이와는 별개로 세상을 혼탁케 하는 마교 세력 등 무협의 모든 갈등 요소도 게임에 가미됐다.

특히 정파와 사파 대립 구도를 재해석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이용자는 20레벨이 되면 황실경비대와 흑협 두 세력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황실경비대는 이를테면 '정파'쪽이다. 치안을 유지하고 무림을 어지럽히는 흑협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 흑협은 정반대의 입장이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비적단의 무리. 흑협에 대한 박정수 실장의 설명이 눈길을 끈다.

"흑협이 된 이용자는 기존의 모든 정보가 베일에 가려집니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듯, 흑협이 되면 전혀 다른 게임 환경이 펼쳐집니다. 이중적인 삶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거지요"

평소에는 선량하던 게이머도 가면만 뒤집어쓰면 세상을 뒤집어 놓을수 있다는 이야기. PvP를 좋아하는 이용자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초출(初出)한 무림인을 곯려주거나 황실경비대와의 치열한 격전을 벌일수 있으니 말이다.

무협의 팬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개방파 거지도 구현된 점이 눈에 띈다. '사회직업'이라는 개념이 '천룡기'에 도입됐기 때문이다. 사회직업이란 검사, 술사 등 기본 직업과는 별개의 의미로 무림에서 어떠한 생활 방식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직업. 무기나 갑주를 만들수 있고 동냥에 나설수도 있다. '천룡기'에 구현된 다양한 소셜 모션으로 인해 풍성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박정수 '천룡기' 개발 실장 "이보다 리얼한 무협게임 있나요"

◆무협의 꽃, 연환무공

'천룡기'에서 무협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초식을 연계해 적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연환무공'이 존재해서다. 연환무공은 버튼 하나만 눌러도 순식간에 여러 공격을 물흐르듯 펼칠수 있는 강력한 공격 방식. 호화로운 그래픽으로 보는 이의 눈도 호강한다.

연환무공을 얻는 과정도 재밌다. 기연을 통해 몇갑자의 무공을 전수받거나, 영약을 섭취해 강해지는 무협의 그것과 쏙 빼닮아서다. '천룡기' 이용자는 보다 강력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인연을 만들어가야 한다.

"게임에서 만날 수 있는 NPC들은 모두 제각기 강력한 비급을 보유하고 있어요. 이들과의 잦은 교류를 통해 친분을 쌓아야 이를 얻을 수 있지요. 때로은 이들이 새로운 은거 고수를 소개해주기도 합니다"

무림인에게는 죽음을 뜻하는 주화입마(走火入魔) 상태에 빠져도 새로운 연환무공을 얻는 계기가 될수 있다는 것이 박정수 실장의 설명. 죽음의 위기를 극복한 무림 고수가 더욱 강해지는 무협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셈이다.

"'천룡기'의 공격 기술은 모두 연계가 가능합니다. 다양한 기술을 조합하면 평소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지요. 나중에 게임이 출시되면 이용자들이 제각각 다른 기술 조합을 활발히 교류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림인이 무예를 갈고 닦듯 '천룡기'가 갈고 닦은 기간도 3년 9개월에 이른다. 위메이드가 개발한 무협 MMORPG '천룡기는 오는 9월 20일 첫 무림 초출(初出)에 나선다.

박정수 '천룡기' 개발 실장 "이보다 리얼한 무협게임 있나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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