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코리아는 지난 6일 ‘피파온라인3’를 공개했다. 전작은 네오위즈게임즈와 공동 개발했지만 후속작은 100% 자체 개발했다. 온라인게임 기술력이 부족한 EA가 ‘피파3’를 순수 기술력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EA서울 스튜디오 덕분이다.
EA서울 스튜디오는 2010년 1월 29일 설립됐다. 그 보다 1여 년 전인 2008년 12월, EA는 J2M을 인수했다. J2M은 실사 레이싱게임 ‘레이시티’를 서비스하면서 기술력을 인정 받은 토종기업이다.
정리하자면, EA서울 스튜디오는 온라인게임을 만들던 토종기업을 바탕으로 설립된 회사라 할 수 있다. EA가 ‘피파2’를 서비스하면서 온라인게임 기술력을 쌓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피파3’나 ‘MVP베이스볼온라인’을 독자적으로 내놓을 수 있었던 기반에는 M&A로 확보한 국내 온라인게임 기술력이 큰 도움을 줬다고 확신한다.
글로벌 기업 EA는 온라인게임산업 진출을 탐냈으나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997년 ‘울티마온라인’(엄밀히 말해 자체 개발작은 아니다)을 서비스 하면서 온라인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한 EA는 연이어 ‘모터시티온라인’, ‘어스앤비욘드’(Earth&beyond), ‘심즈온라인’ 등을 서비스 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EA는 2006년 네오위즈게임즈와 자사 유명 IP(지적재산권)을 공동개발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임이 ‘피파온라인’. ‘피파온라인’은 1년 뒤 엔진을 업데이트해 ‘피파2’를 선보였고, 이 게임은 대박이 났다. 게임 완성도도 높았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 시기에 맞춰 축구붐을 조성한 마케팅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네오위즈게임즈와 EA는 ‘피파2’ 계약 연장을 놓고 갈등 중이다. ‘EA가 피파 라이선스를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은 1종으로 한정한다’는 확인할 수 없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대로라면 ‘피파2’ 서비스는 종료될 분위기다. 이로 인해 5년이 넘게 이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와 개발과 마케팅을 지원한 네오위즈게임즈의 타격은 눈에 보듯 뻔하다.
인수를 당한 토종기업에겐 자본이 필요했고 더 큰 무대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주어졌지만, 반대급부로 전세계에서 최고라는 한국 온라인게임 기술력이 넘어간 것 같다. 행사 내내 ‘피파3 자체개발’이라는 단어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 이유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