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는 26일 국민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이 셧다운제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질의응답으로 이뤄진 이 보도자료는 스마트폰 게임물에 대한 평가 필요성, 평가 기준 수정 가능성, 향후 일정 등을 담았다.
문제가 된 것은 여가부의 향후 일정이다.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무조건 규제만 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여가부는 여론의 행방과 무관하게 셧다운제 확대, 적용을 위한 일정을 차례로 진행 중이다.
여가부는 일단 26일 3시부터는 일방적으로 게임업계 간담회를 진행했고, 28일에는 평가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계획 중이다. 28일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전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향이나 일찍 퇴근해 추석을 준비한다. 이런 날 공청회를 열겠다는 것 자체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취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문화부에 확인 결과, 공청회를 설이나 추석연휴에 인접해 연 과거 사례도 없다고 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청회를 그렇게 바투 잡는 일은 없다”며, “(여가부가)법안 마련에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셧다운제 적용을 위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게임에 대한 평가를 오는 11월 20일까지 마무리 하겠다는 입장인데, 그런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굳이 28일 공청회를 열어야 하는 까닭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이번 공청회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 개정에 앞서 공청회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비난여론이 만만치 않으니,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연휴 전날을 공청회 날로 잡지 않았냐는 의혹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추석연휴 전날이라 대부분 회사들이 업무를 일찍 끝내 추석 준비에 들어가게 한다. 이런 날 여가부가 중요 사안에 대해 공청회를 열겠다는 것이 뭔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누가 추석 앞두고 공청회 참석하겠냐”고 반문한 뒤, “이미 결론 내놓고 요식행위로 행사를 벌이는 것과 진배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가부 청소년 매체환경과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담당자는 “소관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