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록, 거상, 군주 등 한국적인 색채의 게임을 20년간 개발해 온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가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는 편견에 화두를 던졌다.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국지를품다’ 넥슨-유니티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서다.
김 상무는 “게임 자체가 재미있다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지만, 일부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게임을 마약이라 부른다. 이로 인해 게임을 만드는 우린 마약판매상이 됐고 정부는 아이들의 PC를 12시가 되면 꺼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나 영화 등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 게임만이 엄격한 잣대를 요구 받는다”며, “야한 것과 폭력적인 장면에 있어서 타 콘텐츠는 ‘도발적이다’, ‘실험적이다’,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만, 게임은 그렇지 못하다”고 언급했다.
이후 김 상무는 “그렇다면 영화와 드라마에는 있는데 게임에는 없는 것 혹은 그 반대인 것이 무엇인가”고 말했다. “영화와 드라마와 달리 게임을 통해 이용자간 관계를 만드는 것이 문제라면 이를 없앤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것을 과연 온라인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가, 게임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 문제라면 개발자들이 재미없게 만드는 것이 해답인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김 상무는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개발자로서 사명을 다할지에 대해 고심했고, 수많은 소설과 드라마, 영화로 제작됐던 삼국지를 소재로 모바일과 PC로 즐기는 ‘삼국지를품다’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게임산업이 영화수출의 10배가 될 정도로 수출효자산업이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이상, 10만 명에 달하는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잠재적 범죄자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김태곤 상무가 말하고자 했던 바다.
김태곤 상무가 ‘출사표’라는 형식으로 소회를 밝힌 내용은 행사에 참가한 많은 개발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