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서에 맞게 디자인하라"
찰리 빈포드(Charlie Binford) 디자이너는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게임의 겉모습부터 뜯어고치라고 조언한다.
카툰네트워크의 '덱스터스랩', '파워퍼프걸', 소셜게임 업체 징가(Zynga)의 '팜빌,' '시티빌' 캐릭터 콘셉과 디즈니의 수많은 캐릭터를 손수 그린 찰리 빈포드는 자타공인 북미 전문가. 현재 드림웍스에서 크리에이터 디렉터로 활약 중이다. 그는 국내 핫독스튜디오와 공동작업하며 한국과 연을 맺었다.
찰리 빈포드는 미국적 풍미를 띄는 그래픽과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등장하는 캐릭터를 결정할 때에도 세심한 신경을 쏟아야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가령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게임을 만들때도 그 동물이 미국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핫독스튜디오의 소방차 소재 게임 '파이어버스터즈'에 참여하면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도 게임 주인공을 '달마시안'으로 교체한 것이었다. 달마시안은 미국 소방서의 '마스코트'. 미국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문화를 이해해야 미국에서 통하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게임 속 캐릭터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거나, 땀을 닦는 제스추어까지. 사소해보이지만 미국인의 눈에는 보이고 한국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세한 '미국적' 요소들이다.
"게임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이를 포장하는 그래픽과 디자인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두 요소의 조화를 잘 이루는 것이 관건이지요"
미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창의력이 폭발하는 시장이다.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여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무대다. 대형 게임업체들도 많지만 반대로 인디 게임들도 넘쳐난다. 전문가들에게도 도전정신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곳이 바로 미국 시장이다.
"하루에도 서너번씩 디자인이 바뀝니다. 사소한 것도 변경하라는 요구가 빈번하게 들어옵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절망스러운 순간이죠. 하지만 그렇게 의견을 교류하면서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은 색다른 경험을 느끼게 합니다"
미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국내와 여러모로 다르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미국은 국내처럼 대중 교통이 발달된 편이 아니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모바일게임을 소비하는 국내와는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인다는 이야기다. 미국인들이 한번 모바일게임을 잡으면 평균 15분 가량을 플레이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자택에서도 PC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게 모바일게임의 플레이 시간도 늘어나는 추세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 시장과 국내 시장이 일치하는 부분. 페이스북에 소셜게임을 론칭하며 일약 '스타'로 급부상한 징가는 현재 힘을 잃어가고 있고 태블릿PC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연동되는 '유니버설'앱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는 것. 국내에서는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한 '카카오톡'같은 모바일 메신저가 미국시장에는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마디로 말해서, 미국 시장에는 어떤 게임이 통할까. 찰리 빈포드는 짤막하게 정리했다.
"간단합니다. 재미있는 게임이면 됩니다. 단 너무 심각한 게임을 만드려고 하지는 마세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