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이번 시간에는 간만에 '디아블로3' 이야기를 해보자. 블리자드가 지난 5월 출시한 '디아블로3'는 다들 잘 알다시피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급속도로 인기가 식어간 '비운'의 작품이지. 당시 시끌시끌했던 운영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더 큰 문제는 열악한 콘텐츠도 한몫했을 거야.
C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매일 똑같은 코스만 돌아다니는 것은 아무래도 오랫동안 이용자들을 끌어당기기에는 부족함이 있었겠지. 최근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에 다양한 패치를 진행하며 콘텐츠를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야. 이번 1.05 패치도 그 노력의 결과겠고.
B 그런데 이번 1.05 패치는 내용이 뭐냐? '디아블로3'를 마지막으로 접속한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나네. 누가 설명 좀 해봐.
D 모두가 기다려마지않던 PvP 콘텐츠는 아니야. PvE성 즐길거리가 몇가지 추가된 패치지. 괴물강화 시스템이 생겨서 이제 내 장비에 맞는 난이도를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수 있게 됐어. 강력한 '우버 보스'가 등장한다는점도 이번 패치의 핵심이지.
B 우버 보스라, 그거 '디아블로2'에서도 한번 나왔던 콘텐츠 아냐? 그걸 패치한다고 떠났던 이용자들이 돌아올까?
C 1.05 패치 이후 PC방에서 '디아블로3' 하는 애들이 다시 보이긴 하더라. 커플 단위로 하는 친구들도 봤고 아저씨들도 다시 열심히 야만용사를 키우더군. 내가 보기에 1.05 패치의 핵심은 우버보스다. 근데 재밌는건 이 우버보스가 '디아블로2'가 출시된지 7년에서 8년 정도 있다 나왔던 콘텐츠거든. 이는 블리자드가 내부적으로 얼마나 급박한지 보여주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예전에 한번 써먹었던 콘텐츠를 다시 재탕하는거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지.
D 그래도 1.05 패치가 마냥 욕할만한 패치는 아니야. 단순히 3막만 계속 돌던 이용자들은 이제 입맛에 따라 1막이나 2막, 4막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어. 괴물 강화 시스템으로 어디서든 똑같이 전설 아이템을 얻을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진 변화지.
C 지옥불반지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 수 있게 된 것도 이번 패치의 핵심 아냐? 우버보스를 잡으면 얻을 수 있는 재료를 모아 제작하는 아이템인데 성능이 매우 좋다. 경험치 추가 획득량이 30%가 넘어. 지금 '디아블로3'에 접속해보면 다들 이 반지를 만들기 위해 난리다. 여러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디아블로3'가 드디어 5만5000원의 값어치를 한다는 농담이 올라오고 있을 정도지.
B 그걸 반대로 생각하면 '디아블로3'가 얼마나 할 게 없는 게임인지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닐까. 결국은 이번 패치의 본질도 아이템 수집아냐. 내가 알기로도 괴물 강화 단계를 높일 수록 마법아이템 발견 확률이 소폭 올라가는데, 이 역시도 결국은 아이템 수집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이처럼 '디아블로3'가 오직 아이템을 찾는 게임으로만 콘셉을 유지시켜버리니 요새 게이머들한테는 너무 빨리 질려버렸던 감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
◆디아블로3, 1.05로 되살아날까
C 어느정도는 나도 동감이다. 나중에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 확장팩을 낼 때 어떤 건덕지를 들고 콘텐츠를 만들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지금의 '디아블로3'는 너무 똑같은 방식으로만 게임을 즐기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 같아.
D 뭐 확장팩 관련 떡밥은 여기저기서 많이 풀렸잖아. 적어도 스토리 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A 딴 길로 새지말고. 그보다도 1.05 패치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나름 블리자드가 이용자들에게 동기부여를 잘 한 편이야. 혹자는 단순 노가다라고 욕할 사람도 있겠지만 머리는 잘 썼다고 느낀게 이게 지옥불반지 만드는게 보통 쉬운 일이 아니야. 우버보스를 만나기 위해선 우선 불지옥장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만들기 위한 재료가 1막부터 4막에 고루 위치한 열쇠지기를 잡아야 하거든. 근데 이게 괴물강화 몇단계를 선택했는지에 따라 재료를 얻는 확률이 틀려. 5단계로 가면 50%, 1단계로 가면 10%밖에 안돼. 그뿐만이 아냐. 불지옥반지에는 무작위로 옵션이 붙는데 이 옵션이 잘 나오면 또 입이 떡 벌어지는 어마어마하거든. 많은 게이머들이 다들 보다 더 좋은 불지옥반지를 뽑기 위해 지금도 노가다에 매진하고 있지. 이만하면 훌륭한 동기부여 아니냐.
A 글쎄다. 그 동기부여가 된 대상이 내가 보기에 원래 '디아블로3'를 열심히 하던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 같아서 말야. 게임을 처음 접한 초보자와 같은 라이트 이용자 입장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것같은데? 아까 말했듯이 괴물강화 1단계에서는 아이템 획득 확률이 10%밖에 안된다며. 얼마나 헤딩을 많이 하란 소린지 가히 상상이 안간다. 지금 '디아블로3'는 처음 게임을 접한 이용자에게는 별로 친절하지 않은 게임이야. 코어 게이머만을 위한 패치를 계속하고 있고 빠져나간 이용자를 되돌려 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니 말야.
B 그래도 나름 '디아블로3'가 PC 방 인기순위 5위권은 꾸준히 유지는 하더만.
C 그 순위를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 난 그게 더 신기하다. 최근에는 대규모 아이템 복사 사태도 있었잖아. 지금까지 루머로만 알려졌던 복사 사태와 달리 사실로 밝혀졌고. 블리자드는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네. 아직까지 별 말 없지?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가 기대하던 PvP 투기장이 업데이트되도 큰 성과를 불러일으키지 못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D 일부 게이머들에게 욕은 먹을 수 있어. 그래도 블리자드가 나름 '디아블로3'를 다시 살리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우버보스든 지옥불반지든 뭐 한번 재탕된 것이면 어때. 일단 당장 할 게 생겼다는게 중요한거지. 블리자드가 어줍잖은 회사도 아니고 나름 이름값은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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