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의 세월을 넘어 한국에 정식 출시된 '파이널판타지1'
액토즈소프트와 일본 스퀘어에닉스 그룹이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파이널판타지1'이 지난 25일 T스토어를 통해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1987년 첫 작품 '파이널판타지1'으로 시작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일본식 RPG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전세계에 걸쳐 수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명작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액토즈소프트는 '파이널판타지1'을 시작으로 시리즈 3편까지 완전 한글화로 출시할 계획을 잡고 있어, 한국 게이머에게는 고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설의 시작, 스마트폰을 만나다
T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OS버전으로 출시된 '파이널판타지1'의 특징은 무엇보다 완전 환글화 라는 것이다. 또한 액토즈소프트는 '파이널판타지1'의 출시 기념를 기념해 50% 할인을 적용,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할인 마케팅은 '파이널판타지1' 출시 첫 날 T스토어 유료 게임 부문 1위 달성 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원더스완과 GBA 버전을 이식해 그래픽 퀄리티는 요즘 출시되는 게임과 비슷한 수준
이번에 출시된 안드로이드 OS용 ‘파이널판타지1’은 휴대용 게임기 ‘원더스완’과 GBA의 리메이크 버전을 이식해, 원작보다 향상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는 20여년 전에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음악이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대표하는 전투 승리 효과음은 스마트폰 버전 ‘파이널판타지1’에 삽입되어 향수를 느끼게 한다.
스마트폰의 장점인 터치 입력 방식을 잘 살린 인터페이스는 '파이널판타지1'과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린다. 특히 빠르고 복잡한 조작이 필요 없는 시뮬레이션이나 RPG의 경우 스마트폰과 궁합이 좋은 편인데, '파이널판타지1'은 환경 설정에서 이전에 선택한 행동을 기억하기 옵션을 선택하면 놀랍도록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게임 콘트롤에 익숙해 지면 혼잡한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면서도 한 손으로 편하게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을 정도다.
휴대용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편의 기능도 충실하다.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용 디바이스는 이동 중에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경우가 많아 세이브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파이널판타지1'은 게임이 중단된 시점에서 자동으로 세이브가 진행되기 때문에 문자 메시지나 통화 연결 시에도 게임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강제 세이브는 타이틀 화면에서 재시작 메뉴를 선택하면 특별한 패널티 없이 이어하기가 가능하다.
◇RPG의 기본은 세이브다
다만 이런 방식의 세이브는 파티가 전멸하는 등 게임 내 적인 상황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게이머의 주의 필요하다. 만일 어려운 던전에 도전할 경우나 보스전이 예측되는 경우 꼭 별도의 세이브 데이터를 남겨야 한다.
◆JRPG의 왕도 ‘파이널판타지1’, 아쉬움 남는 이유
'파이널판타지1'은 일본 RPG 시대의 막을 연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스마트폰 버전은 1987년 닌텐도 '패미콤'(이하 FC)으로 출시된 게임을 바탕으로 했다. 당시 게임들은 롬팩의 제작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는 고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텍스트나 이벤트를 줄여 생산단가를 낮춰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들은 리메이크된 '파이널판타지1'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모두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는 것이 좋은 예다.
◇전설의 용자가 나타나 세상을 구한다는 단순한 이야기
게임의 연관성을 부여하는 레벨 디자인은 불친절한 편이다. 최근 발매된 RPG 게임들은 게임 초반에 게이머가 이동할 수 있는 곳을 한정 지어 개발자가 의도한 바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하지만 20여년전의 디자인 패턴을 따르는 '파이널판타지1'은 불친절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기왕 스마트폰 용으로 게임을 리메이크할 계획이었다면 현대적인 레벨 디자인 공식을 적용시켰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분명 몇 가지 문제를 제외하면 ‘파이널판타지1’은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현재 유행하는 샌드박스 형식의 오픈 월드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에게는 스토리나 시스템이 너무 단순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파이널판타지’의 이름 값으로 T스토어 유료 게임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으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와 '패미콤'에 특별한 추억이 없는 일반 구매자들에게는 기대 이하의 작품으로 받아 들여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런 현상에 동반되는 저조한 판매율이 다른 시리즈의 이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 될 정도인데, 차라리 잡체인지 시스템이나 숙련도 시스템을 탑재한 2편과 3편을 먼저 출시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