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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한게임 '한지붕 두가족' 12년… 게임으로 하나될 때

네이버-한게임 '한지붕 두가족' 12년… 게임으로 하나될 때
이은상 대표 체제를 구축한 한게임이 1여 년의 침묵을 깨고 6일 게임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스포츠,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 강화, 네이버와 연계가 핵심이다.

이 대표는 이 날 행사에서 ‘네이버와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스포츠 게임을 ‘네이버 스포츠’ 섹션에 노출해 스포츠를 좋아하는 일반 이용자에게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미 자체 제작한 ‘야구9단’을 통해 이 사업모델의 성과를 확인했고 앞으로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게임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유통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모델은 ‘카카오톡 게임하기’ 보다 공격적이다. 카카오가 게임사업을 회사 정체성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하나의 수단으로 본다면, NHN은 ‘라인’에서는 핵심사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NHN은 한게임과 별도로 ‘네이버 게임’ 서비스를 통해 채널링 포털을 완성시켰다. 게이머는 여기서 네이버 아이디 하나로 다양한 게임을 손 쉽게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PC 패키지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원래 네이버와 한게임은 NHN이란 한 울타리 속에 있지만 철저히 두 사업 영역을 분리해 왔다. 게임과 포털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지만 서비스의 본질과 이미지가 매우 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랬던 두 조직이 ‘게임’이라는 영역을 놓고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불과 1여 년 사이 일어난 일이다.

◆ 네이버 플랫폼으로 수익 극대화

이은상 대표는 “이해진 의장이 직접 게임 사업을 챙기고 있다"며 "네이버에서도 한게임과이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게임사업이 NHN의 전략에서 등한시되는 일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네이버-한게임 '한지붕 두가족' 12년… 게임으로 하나될 때


한게임이 네이버와 연계하는 일은 어느 한쪽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네이버와 한게임은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 한게임을 창업했던 멤버들이 퇴사하고 네이버 사업에 비중이 실리면서 상대적으로 한게임이 소외되기도 했다. 실제로 한게임 게임본부는 NHN 조직 내 7개 본부 중 단 하나의 본부일 뿐이다. 경영지원본부를 제외한 다섯개 본부는 네이버 사업과 관련이 있다.

이 대표가 이해진 의장을 언급한 것도 이런 부분에 대한 염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독자적인 사업을 해 왔던 두 조직이 힘을 합치게 된 배경에는 ‘플랫폼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인터넷 포털 점유율이 80%가 넘는 네이버와 한게임의 라인업을 묶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네이버 자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놓고 관련 사업으로 게임을 연계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이 개선될 여지가 높다.

멀게는 애플의 앱스토어 플랫폼이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가깝게는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플랫폼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NHN 입장에서도 뉴스와 블로그, 지식 등 인터넷 플랫폼이 된 네이버의 영역을 게임으로 확대해 매출을 상승시키겠다는 계획은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 게임 눈높이를 어디에 맞출 것인지가 관건



스포츠게임과 네이버스포츠의 결합이 성과를 낸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야구9단’의 경우, 회원수 210만 명에 월 매출 10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의미 있는 성과이긴 하나 네이버스포츠 야구섹션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아직 부족하다. 참고로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2’는 연 매출 1000억 원선을, 야구 게임 ‘마구마구’는 350억 원을 벌었다.

이 같은 차이는 게임 타겟층을 어떻게 보냐에 따라 갈린 것으로 보인다. NHN은 ‘야구9단’을 일반인도 즐길 수 있게 최대한 쉽게 게임을 만들었다. ‘야구9단’은 같은 매니지먼트 게임인 ‘프로야구매니저’와 비교하면 완성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해 게임에 비용을 지불하는 실제 게이머들이 보기에는 ‘야구9단’는 너무 단순하고 쉬워서 별 흥미를 못 느끼는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새로운 게이머층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냐, 기존 게이머들 중 스포츠에 특화된 일부 층을 핵심 타겟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는 전략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

한게임 역시 ‘야구9단’에서 얻은 교훈 덕택인지, 기존 게이머와 일반인을 겨냥한 게임 라인업을 별도로 구축했다. 실사 중심의 ‘프로야구더팬’과 스마트폰 게임 ‘골든글러브’는 전자가 주타겟으로 했고, SNG 야구게임 ‘팀나인’과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은 ‘풋볼게임’은 후자가 주타겟이다.

이은상 대표는 행사 말미에 “네이버와 연계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조만간 공개할 수 있을 것”ㅇ라며, “앞으로도 한게임과 네이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10여년을 각자의 영역을 걸어온 두 조직이 힘을 합친다는 것 자체만으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한게임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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