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하는 게임은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띵소프트 정상원 대표의 개발 철학은 명확했다. 퀘스트를 기계적으로 반복 수행하는 게임은 지양한다. 레벨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힐 필요도 없다. 이용자 커뮤니티를 부각한 게임을 만든다.
'프로젝트NT'는 정 대표의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게임이다. 그는 "최근 출시된 MMORPG들의 스크린샷을 나열해보니 어떤 게임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비슷하더라"며 "완전히 다른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근본부터 다른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 정상원 대표의 설명.
정 대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출시 이후 등장한 국내 MMORPG들이 하나같이 퀘스트 위주의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용자들은 어떤 퀘스트를 수행하는지 내용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퀘스트 수행을 통한 보상을 얻는데만 급급하다. 이는 이용자에게도, 개발자에게도 부담이다.
"온라인게임이 줄 수 있는 근본적인 재미를 줄 수 없어요. 게임사가 거금의 개발비를 들여 제공한 콘텐츠도 3개월만 지나면 지나면 아무도 안하는 죽은 콘텐츠가 되고 맙니다"
정 대표는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과 같은 초창기 MMORPG를 떠올렸다. 당시 이 게임들은 지금 게임에 비하면 즐길거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는데도 아무도 콘텐츠가 없다며 불평하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당시 MMORPG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할게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즐길 거리를 찾아서 게임을 즐겼어요"
당시 어느 게임사도 '결혼'을 시스템으로 구축하지 않았지만 이용자들은 게임 속에서 가상결혼식을 올렸다. 지금은 필수 콘텐츠로 자리잡은 '공성전'이 생겨나기전, 이용자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어 집단 PvP를 즐기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점에 착안했다.
"'프로젝트NT'의 모토는 '당신이 만드는 MMORPG'예요. 기본적인 토대는 게임사가 제공하겠지만 이용자가 폭넓게 참여하고 또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에요. 틀에 박힌 콘텐츠의 단순함을 극복하는 MMORPG를 만들 겁니다"
'프로젝트NT'에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마을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다. 지형을 변화시키고 나무도 심을 수 있다. 많은 이용자가 참여할 수록 마을이 풍성해지고 반대로 누구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면 점차 황량해진다. 게임의 세계를 이용자가 직접 창조한다는 설명.
'프로젝트NT'가 이용자와의 커뮤니티를 강조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MMORPG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감정 이입이에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것이 배제된 게임이 많아졌습니다. '프로젝트NT' 캐릭터들은 표정이 살아있어요. 이용자가 접속하면 주변의 NPC들이 반갑게 맞이해줄 겁니다. 밋밋한 마테킹이 아닌, 진짜 살아있는 친구가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을 줄 겁니다"
[부산=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사진=데일리게임 김용우 기자 kenz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