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11월 6일: 글로벌 게임 퍼블리셔 한국 온라인게임 공략
세계적인 게임 퍼블리셔들이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에 분주합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방디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등이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개발,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입니다. 이들 업체는 전세계 패키지 게임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메이저 퍼블리셔로 한국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입니다.
비방디는 이미 ‘월드오브 워크래프트’ 개발계획을 공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PC게임으로 선보인 ‘반지의 제왕’을 다시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으로 개발한다는 복안을 발표했습니다. 비방디 관계자에 따르면 ‘월드오브 워크래프트’의 개발사 블리자드는 게임 개발을 90% 이상 완료하고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에쉬론즈콜2’ 개발을 완료한 MS는 내달 중 미국서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고 한국서는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MS코리아는 현재 ‘에쉬론즈콜2’의 한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한국 내 게임 서비스와 운영을 담당할 협력 업체 선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협력 업체가 확정되는 데로 게임 현지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1/4분기 중에 공개 서비스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현재 MS는 4개 온라인게임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서를 받아 놓은 상태이며, 이 가운데 하나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이 회사는 또 한국 온라인게임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춘 롤플레잉 게임 ‘트루 팬터지’를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한국 시장을 겨냥해 내년 중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일본 게임업체 소니는 온라인게임 업체 엔씨소프트를 통해 3D 롤플레잉게임 ‘에버퀘스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변했나?
예나 지금이나 외산 게임들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것은 크게 달라진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욱 증가했죠. 지금은 국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다수가 외산 게임이기도 합니다.
10년 전 외국 게임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아시아 게임 시장이 한국을 중심으로 온라인게임으로 재편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 다수가 대만과 중국 게임 시장을 내수화했고 일본 시장을 잠식한 상태였기 때문이죠.
어찌보면 외산 게임의 공습이 10년 전 물꼬를 틀기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들은 10년 전부터 그동안 고수해 왔던 온라인게임 서비스 전략을 포기하고, 국내 게임업체와 동일한 방식으로 게임을 서비스 했습니다.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외산 게임에 잠식 당한 상태입니다. PC 온라인게임의 인기 순위를 가늠하는 PC방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 순위정보에 따르면 1위부터 10위까지 중 6개의 게임이 외산 게임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특히 1위 게임인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16주 연속 1위를 이어가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2위에 랭크된 국산 게임 '블레이드앤소울'과 약 12%이상 PC방 점유율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안타깝네요.
외산 게임의 공습은 해를 거듭할수록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3'를 비롯해 '월드오브탱크', '프로야구2K', '도타2' 등 장르별로 다양한 신작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미공개 신작이 내년 중 선보여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 상황만 놓고 볼 때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지금도 통용될까, 의문이 듭니다. 게임산업 성장에 있어 외산 게임을 배제하거나 경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네요. 10년 후에는 국내 뿐아니라 해외에서 국산 게임이 더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싶네요.
한편 이 시기에는 엔씨소프트 '리니지'가 수출 대상에 선정됐고, NHN 한게임이 창작게임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컴투스는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서 맹위를 떨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