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팀장의 충격고백 “A기자에게 배신당했다"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J팀장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다시금 담배에 불을 붙이며 한숨과 같은 연기를 내뿜었다. 담배를 끼운 손가락은 가늘게 떨렸다. 분노인지, 후회인지 모를 감정으로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제 인생 누가 책임질 겁니까. 후회가 밀려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분명 A기자를 믿고 말했는데, 그게 ABC뉴스가 될 줄이야…”
힘들게 입은 연 J팀장은 A기자에 대한 원망부터 쏟았다. 그는 ABC뉴스에 세 번이나 등장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G사 J팀장은 너무 쉽게 유추가 가능해, ABC뉴스가 나올 때마다 동료들에게 비웃음과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아찔했습니다. 이로 인해 당하게 될 피해를 생각하니 눈 앞이 깜깜하더군요. 지난 10여년의 홍보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ABC뉴스라면 익명이 보장돼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G사의 J팀장’이라고 표기하면 누가 모르겠습니까?”
그는 자신이 ABC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로 회사동료들이나 업계 지인들을 기피한다고 했다. 상대방의 눈을 보는 것이 두렵다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눈을 보면 자꾸 자기를 조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피해망상까지 생기는 것 같아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을 훔쳤다고 했다.
“심지어 집사람과의 관계도 소원해졌어요.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다 보니 집에서는 과묵한 사람으로 통하고 집사람도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기자들 만나 별의별 얘기 다하는 그런 사람인 것이 탄로난 거죠…”
‘어떻게 집에서까지 알았을까?, 혹시 자신이 주인공이라며 ABC뉴스를 아내에게 자랑 삼아 공개하지 않았나’는 생각에 되물었다.
“뭐라구요? 제가 자백을 했다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집에서 기사체크를 하다 보니 ABC뉴스 링크가 남아 있는 걸 아내가 본 거죠. 아내 역시 G사 J팀장이 저인걸 바로 눈치챈 거구요.”
밖에서는 미주알고주알 떠들고 다닌다는 것을 아내에게 들킨 후, 집에서도 그날 있었던 일을 재미있게 설명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고.
J팀장은 원망 섞인 눈으로 기자를 바라봤다. ‘기자들은 다 똑같다, 믿을 수가 없어’라는 말과 함께.
“분위기 띄우려고 예능으로 던졌는데 그걸 다큐로 받아버리면 어떡합니까? 잘 해주려는 마음은 몰라주고 ABC 꺼리만 찾는 데일리 기자들을 보면 속이 너무 상합니다. 이제는 경직되어 말조심까지 하게 되고.. A기자 도대체 왜 그랬는지 원.”
◇회사로 복귀하던 J팀장이 벽에 기대 북받친 감정을 추스리고 있다.
그는 이번 인터뷰도 많은 고심 끝에 나왔다고 했다. 자발적인 마음보다 강요된 부분이 많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혹시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다른 ABC뉴스가 나올까 걱정됐다고 했다. 그런 그를 위로하기 위해 '절대 취재원을 보호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ABC뉴스로 인해 고통 받는 J팀장은 다른 사람의 ABC뉴스는 볼까 궁금했다.
“제 얘기만 아니면 재미있죠. 주인공으로 확실한 사람이 나오면 제가 당한 만큼 비웃음, 갈굼 콤보를 배로 되돌려 줍니다.”
잠깐 화색이 돌던 그의 얼굴이 다시 굳어졌다. ‘A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나서다.
“A기자, 당신이 썼다는 거 알아. 내가 당신 믿고 그 얘길 했는데 이렇게 ABC뉴스를 쓸 줄은 몰랐습니다. 뭐 관심은 조금 고맙긴 하지만 예능은 예능으로만 받아주시오. 다음부터 절 만날 땐 사전 질문지 보내시고 그 외의 질문은 안 받는 걸로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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