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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오늘] 쿼터제와 셧다운제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 2002년 11월 13일: 리니지 게임이용 쿼터제 실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리니지’ 내에서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게임시간 쿼터제’를 전격 시행했습니다.

‘게임시간 쿼터제’는 청소년 보호와 게이머의 즐길 권리 보장을 위해 엔씨소프트가 전개하고 있는 ‘리니지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의 주요 프로그램입니다. 이 쿼터제는 주당 게임이용 시간을 설정해 놓으면 그 시간 이상으로는 게임을 할 수 없도록 접속이 차단되는 시스템이죠.

엔씨소프트는 또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을 웹으로 볼 수 있는 게임 이용시간 조회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녀의 게임 이용에 대해 체계적인 지도가 가능하다고 전해지네요.


무엇이 변했나?

10년 전만 해도 게임업체는 '쿼터제'를 통해 청소년들의 게임이용 시간을 제한해 왔습니다. 주당 게임이용 시간을 설정해 과도한 게임이용을 줄이기 위함이었죠. 쿼터제 시행 이후엔 어땠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큰 소득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게이머들 다수가 이 방침에 원성을 높였고,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적을 하기 일쑤였죠. 특히 실효성 문제를 놓고 업계는 물론, 게이머들의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쿼터제'가 아닌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시행 중입니다. 부분적인 제한이 아닌 완전 차단으로 바뀐 것이죠. 이 법안 또한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데 도움이 안된다는 이야기죠.

최근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발표한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인원 600명 중 셧다운제 시행 이후 심야시간 게임이용경험이 있는 학생은 54명(9%)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이 54명의 학생 중 ‘부모님의 게임이용동의하에 부모아이디로 접속함’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59%에 이르렀고 나머지 40%의 학생들은 ‘허락없이 부모님 아이디를 개설해 게임에 접속함’(27.8%), ‘가족외 타인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게임에 접속함’(13%)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야에 게임을 이용하는 청소년 중 40%가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고 있는 셈이죠. 주민등록번호, 명의 등의 도용행위는 형법과 주민등록법상 징역형에 해당됩니다. 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네요.


셧다운제는 게임 산업 발전에도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콘솔 게임기 'Xbox'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7일부터 한국에서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자사 게임기 온라인 접속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죠. 또 일부 게임업체들은 셧다운제를 이유로 한국어 지원 서비스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규제가 게임산업을 축소시키진 않을까 걱정됩니다.

최근에는 모바일게임에도 셧다운제가 적용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다 게임 자체가 유해물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해외 일부 국가의 경우 셧다운제 시행 이후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해 폐기하거나 업계 자율제로 전환됐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은 선택적 셧다운제, 강제적 셧다운제, 회원 가입시 법정대리인 등 목표를 담보하지 않은 규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중, 삼중 규제와 더불어 실효성 논란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한국도 조만간 폐지되지 않을까요.

한편 이 시기에는 엔씨소프트가 청소년 해외문화교류 활동을 지원하는 '엔씨-하자 글로벌 네트워크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며,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가두캠페이인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또 웹젠 등이 아이템 현금거래 대책 마련을 위해 '아이템 현금거래 방지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넥슨, CCR, JCE, 웹젠, 위메이드 등 주요 게임업체가 한자리에 모여 대중국 진출전략에 대한 논의도 있었습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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