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24개 게임주는 한달 넘게 내림세를 거듭하고 있다.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12월 한달 동안 4.19% 내린 1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바닥권인 2만4000원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거듭했던 모바일게임주 게임빌, 컴투스 역시 지난 한달동안 각각 20.39%, 17.30% 조정받았다. 각광받던 위메이드의 자회사 조이맥스는 46.22% 급락하며 게임주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2000 포인트를 넘어서고 코스닥지수도 500선을 상회하는 등 최근 국내증시가 연일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게임주만 나홀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 이후 게임주 급락…규제 강화 우려
지난 12월 19일 치뤄진 18대 대선 이후 게임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선 이튿날인 20일 일제히 폭락하기도 했다. 셧다운제를 비롯해 게임 규제에 힘을 싣겠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게임주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동부증권의 박대업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번 대선의 결과가 단기적으로 모바일게임 셧다운제를 포함해 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더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을 기점으로 직, 간접적으로 게임산업을 옥죌 각종 규제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올해 국고 지원이 전액 삭감된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예산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심의 수수료 인상안을 마련 중이다. 기존 1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불하던 MMORPG, 웹보드게임 등은 최대 400만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심의 수수료가 게임업체들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월부터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전면 금지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강제적 셧다운제 시행을 위해 가입자의 개인정보 확인을 필요로하는 게임업체들로선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인 아이핀(i-pin)의 이용률도 현재로선 턱없이 낮아 향후 청소년 가입자 유치에 애를 먹을 전망이다.
모바일게임 셧다운제는 올해 게임업계 최대 악재. 여성가족부는 오는 5월까지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적용 여부를 최종 확정짓는다. 이를위해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1월 게임물 평가계획을 마련, 국내 모바일게임 평가에 나서기도 했다.
게임업체들의 주요 매출원인 PC방이 6월부터 전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파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는 게임주는
한편 이같은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급등하는 게임주도 있어 주목된다. 스마트폰게임 사업에서 '잭팟'을 터뜨리거나 대작 출시를 앞둔 업체의 경우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액토즈소프트 주가는 스마트폰게임 '밀리언아서'의 흥행에 힘입어 크게 주가가 올랐다. 12월 중순 2만80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현재 3만8000원선까지 치솟았다. 35% 가까이 오른 것.
'열혈강호2' 공개서비스를 일주일 남겨두고 있는 엠게임 역시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해 3일 54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열혈강호2'는 엠게임의 사운이 걸린 무협 MMORPG로 오는 1월 10일 공개서비스에 돌입한다.
동부증권의 박대업 연구원은 "새 정부의 정보통신기술 정책의 핵심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소프트웨어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삼아 운영한다는 것으로 과거 정부 대비 크게 규제를 강조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