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를 국내외에서 연속 성공시킨 엔씨가 RPG 개발을 주도하고, 넥슨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전망된다.
엔씨는 최근 사내공지를 통해 넥슨 ‘마비노기2’ 개발팀이 사옥인 경암빌딩에 입주한다고 밝혔다. 1월 초순부터 데브캣스튜디오 직원 100여명이 엔씨 사옥에서 근무하는 것. 지난해 넥슨이 지분을 매입하면서 연합을 형성한 뒤 처음으로 보인 물리적 변화다.
엔씨 관계자는 “엔씨가 지난 MMORPG 개발 및 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협업의 일환이며 이 같은 밑그림을 바탕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양사간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마비노기2’ 크레딧에는 데브캣스튜디오를 책임지는 김동건 신규개발 1본부장 이름 외에도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이름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개발팀 외에도 사업실, 홍보실 등 양사 스탭 조직도 조만간 미팅을 갖고 각자 역할에 대해 공유할 예정이다.
양사의 이같은 협업은 엔씨 김택진, 넥슨 김정주 두 창업자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마비노기2’를 시작으로 신작 RPG는 엔씨가 맡되, 넥슨은 모바일게임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도록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캐주얼 게임개발에 특화된 넥슨은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김정주 창업자는 지난해 9월 대구에서 기자들을 만나 ‘모바일게임에 관심이 많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넥슨재팬은 10월 일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모바일게임사 ‘글룹스’를 5200억 원에 인수하면서 '모바일'에 한층 더 가속페달을 밟았다.
김정주 창업자는 넥슨코리아에도 비슷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업데이트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는 스마트폰 게임개발에 집중토록 한 것이다. 김택진 엔씨 창업자도 ‘올해부터 모바일 게임개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주도하는 것은 넥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엔씨-MMORPG, 넥슨-모바일’이란 역할분담과 협업이 이뤄진 셈이다.
넥슨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넥슨은 ‘마비노기2’를 시작으로 내부 MMORPG 개발팀은 엔씨로 합류시키고, 대신 나머지 인력은 모바일 게임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며, “엔씨가 올해 선보일 모바일게임에 대한 기술감수 등은 넥슨에서 주도하도록 양 대표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넥슨 홍보실은 “협업의 시작으로 ‘마비노기2’ 개발팀이 엔씨 사옥으로 입주했을 뿐, 나머지 협업이나 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