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위메이드 대표가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게임축제 ‘지스타’를 보이콧 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손인춘 의원 등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 17명이 발의한 게임 규제안에 항의하는 의미다. 우선 지난해 메인 스폰서였던 위메이드는 법안이 어떻게 진행 되는지 관계없이 올해 지스타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11일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한 뜻을 전달했다. 남궁 대표는 “법안 상정 자체에 항의하는 의미로 2013년도 부산 지스타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결의했다”며, “심지어 지역구 의원까지 본 법안 상정에 까지 참여한 참담한 상황 속에서 지스타에 참가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자존감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또 “아울러 이번 2013년도 지스타 행사 자체를 원천 진행하지 않을 것을 공개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남궁 대표가 지적한 지역구 의원은 부산 해운대구 소속 서병수 의원. 부산은 지스타 유치로 경제 파급효과가 약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지역경제 활성화 덕분에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지스타 4년 연장개최를 지난해 합의한 바 있다. 부산시는 유치기간이 늘어난 만큼 각종 지원을 약속했다.
본인의 지역구에서 국내 최대의 게임행사가 열리고 이를 통해 도움을 주고 있음에도 게임산업을 죽이는 ‘악법’ 발의에 서명한 서 의원에게 ‘실력행사’를 하자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관련 법안 입법에 서 의원이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스타 보이콧’ 여론이 형성돼 왔다.
남궁훈 대표는 ‘더 이상 침묵하다간 게임산업이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질 것’이란 비통함 속에 해당 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툭하면 마녀사냥식으로 게임에 모든 죄를 묻는 정치권과 보수언론에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 동안 게임업계는 ‘셧다운제’ 시행이나 각종 규제안이 언급될 때마다 직접적인 행동은 자제해 왔다. 규제의 직접적인 대상이면서도 청소년 인권단체나 콘텐츠단체가 성명서를 먼저 발표해야만 뒤늦게 따라갔다. 셧다운제 헌법소원을 청소년 인권단체가 주도했다.
남궁 대표의 소신 있는 행동에 많은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해당 글을 공유하고 ‘좋아요’ 추천이 실시간으로 빠르게 상승 중이다.
남궁 대표는 마지막으로 청소년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댓글을 통해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청소년 문제를 외면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게임업계도 청소년 게임과몰입을 원하는 바는 아니다”면서, “다만 청소년 게임이용을 막을 원천적인 방법을 제공해주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암’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것이 문제다. 진정 청소년들의 과몰입을 막는 것에 관심이 있으신지? 매출 1%에 관심이 있으신지부터 명확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