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대표는 “심지어 해운대 지역구 의원까지 본 법안 상정에 까지 참여한 참담한 상황 속에서 지스타에 참가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자존감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죠. 위메이드는 불참할 것이고 ‘지스타 자체도 열지말자’고 제안했습니다.
파장은 컸습니다. 해당 글을 공유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삽시간에 몰렸죠. 관련 기사가 나가면서 남궁 대표의 페이스북은 ‘성지’가 됐습니다.
입법 목적도 의심되고, 법 체계에도 맞지 않으며, 현실 가능성이 낮은 법안 자체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그래서 남궁 대표를 지지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용기’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남궁 대표는 ‘게임 죽이기’에 행동으로 반발한 최초 게임업체 CEO입니다.
2010년을 기점으로 마녀사냥식 게임 죽이기는 계속 됐고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규제 논리를 확산시켰습니다. 그러나 ‘사실과 다르다’, ‘게임은 나쁜 것이 아니다’는 반론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셧다운제’는 시행됐고 역시나 효과는 없었습니다.
‘쥐도 코너로 몰리면 고양이를 물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게임업계는 각종 규제에도 ‘착하기’만 했습니다. 흔한 성명서도 다른 단체들이 먼저 내고 나면 따라가는 형국이었죠. 공학도로서 ‘좋은 게임 만들면 된다’는 순수한 경영방식이 불러온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산업이 커지고 있으니 대정부 통로 및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한번 ‘만만하게 찍힌’, 그것도 '돈도 잘 번다'는 게임업체를 두고 여러 부처에서 이상한 빌미로 ‘삥’을 뜯으려고 했던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 사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갑갑한 심정은 더해 갔습니다.
남궁훈 대표의 글은 이러한 종사자들의 심정을 대변했습니다. ‘우리가 사회에 기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왜 당당하지 못하냐’는 답답함을 정당한 요구로서 표현한 것이죠.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이기도 합니다.
그 결과는 생각 이상입니다. 해운대 시민들이 생각 없이 입법에 참여한 지역구 의원에게 비난했고, 지스타 보이콧에 놀란 부산시는 업체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도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규제가 아니고 관련업계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물러섰습니다.
남궁 대표의 결단은 게임업체가 얼마든지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예입니다. 남궁훈 대표를 결단에 박수를 보내고 지지합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