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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또 하나의 세상] 아키에이지, 과거를 묻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사단의 신작 '아키에이지'가 지난 16일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일 공개서비스 이후 불과 보름만이다. 180여명의 개발 인력이 6년 동안 총 4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자한 게임인 만큼, 이 게임에 대한 기대치와 성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 한국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는 '리니지',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송재경 대표의 차기작이라는 점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키에이지' 상용화 서비스를 맞아 이 게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주>


'아키에이지'는 지난 2010년 1차 비공개테스트를 시작으로 총 5차례의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테스트 기간만 횟수로 3년이다. 한, 두 차례 테스트를 통해 공개서비스를 시작하는 기존 온라인게임과 달리 상당 기간 동안 많은 공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다. 또 송재경 대표를 비롯해 엑스엘게임즈 개발진 모두의 집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송재경 대표는 지난해 12월 '아키에이지'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6년 동안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 정식 서비스를 준비해왔고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며 "아키에이지가 준비한 다이내믹 월드에서 고객들이 차별화된 즐거움과 경험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125일간의 대장정, 아키에이지를 만들다

[[img7 ]]엑스엘게임즈는 2010년 7월 22일 '아키에이지'를 최초 공개했다. 회사 측은 1차 테스트의 목적을 '자사의 개발 방향이 당시 트렌드와 이용자들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짧은 테스트 기간 동안 '아키에이지'와 이용자들의 궁합을 맞추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게 엑스엘게임즈의 주장이다.

1차 테스트는 크라이엔진2를 기반으로 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스토리 판타지 거장 전민희 작가 참여 부분이 부각됐다. 또 '아키에이지' 특유의 차별화된 콘텐츠도 공개됐다. 월드에 심리스 방식을 도입, 채널이 나뉘지 않고 모든 월드가 이어진 방식도 선보였다. 나무를 심거나 집을 짓는 등 '아키에이지' 생활 콘텐츠의 기본 시스템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공개된 4개 종족 중 서대륙의 누이안과 엘프가 최초 선보여졌으며, 생활, 생산 콘텐츠를 위한 노동력 시스템이 공개된 것도 이 때다.


2차 비공개테스트는 약 3개월 후인 11월 4일 진행됐다. 엑스엘게임즈는 당시 1차 비공개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렴,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해 이용자들의 반응을 점검했다. 2차 테스트에서는 '아키에이지'의 핵심이 되는 해상 콘텐츠를 비롯해 배를 제작하는 과정 등이 공개됐다. MMORPG 장르에서 빼 놓을 수 없는 PvP 요소도 추가해 PK시 범죄 점수가 쌓이면 감옥으로 끌려가는 시스템과 탈옥 기능도 선보였다. 또 게임 음악 감독으로 가수 신해철과 윤상을 섭외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부분도 엿보였다.

'아키에이지'의 개발실무를 지휘하고 있는 안성준PD(개발실장)는 "그동안 전민희 작가가 참여하고 있는 아키에이지 게임시나리오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기 위해 국내외의 유명 아티스트들을 놓고 고심해왔다. 자체 평가를 통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며 "게임 내 스토리로 설정된 밝음과 어둠을 가장 극적으로 음악성있게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두 분을 모시게 된 것”이라며 캐스팅의 배경을 설명했다.

세번째 테스트는 2011년 5월, 2차 테스트가 끝나고 약 6개월이 넘은 시점에야 시작됐다. 두 차례 테스트로 다듬질 작업을 거치면서, 엑스엘게임즈는 이 때부터 대규모 단위의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테스터 인원도 5000명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게임업계 임직원들을 비롯한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을 테스터로 초청해 게임에 대한 의견을 살폈다.

당시 엑스엘게임즈 김용곤 이사는 "이번 3차 비공개테스트에서 전장시스템을 포함한 전투, UI, 조작감, 초반 퀘스트 동선, 캐릭터, 배경 등 아트 전반, 최적화 중간점검 등 게임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이용자 피드백을 받고 싶다"며 3차 테스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3차 테스트에서는 전장 콘텐츠와 신규 종족 '페레'가 추가로 공개됐다.

[게임, 또 하나의 세상] 아키에이지, 과거를 묻다

또 다시 6개월이 지나 네 번째 비공개테스트가 진행됐다. 테스트 기간은 무려 95일, 인원도 약 1만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테스트 목적은 공성전, 해상전 등 이용자들의 상호관계와 콘텐츠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4차 테스트는 게임업계 최초, 최장기간 실시되는 비공개테스트로 테스트 기간 다양한 이슈를 쏟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엑스엘게임즈측에 따르면 4차 테스트 기간 동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의견 등은 약 2만여 개에 달했다. 테스트 기간 중 게시판에는 하루 평균 2700개, 총 26만여 개의 게시글이 올라와 ‘아키에이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의 장을 열리기도 했다. 게임에 대한 재미와 불만, 이에 대한 의견이 서슴없이 게재된 ‘아키에이지’ 홈페이지 열린 게시판은 ‘열게온라인’이 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놀라울 만한 테스터들의 열정에 회사는 잠들지 않는 노력으로 보답했다. 정식 서비스 기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규 컨텐츠 및 버그 수정 등을 포함한 40회의 크고 작은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 마치 정식 서비스를 방불케 했다. 2011년 12월에는 바닷속 거대 괴물 ‘크라켄’이 등장했고,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전나무 아가씨 축제’가 개최됐다.

95일 동안 ‘아키에이지’를 즐겼던 테스터들의 발자취는 화려한 기록으로 남았다. 게임 내 모임 단위인 원정대의 숫자는 총 173개로 이 중 ‘르네상스 원정대’와 ‘드라이어드 원정대’는 각각 153명, 151명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테스트 기간 동안 하우징과 농장 시스템을 통해 많은 집과 작물, 가축이 제작되고 키워졌다. 3,400채가 넘는 집이 지어졌으며, 13만여 마리가 팔린 가축 중에는 털을 깎아 옷감을 만들 수 있는 양이 5만 6000여 마리로 가장 많이 팔렸다. 나무 중에서는 소나무가 75만 개 넘는 묘목이, 씨앗 중에서는 딸기 씨앗이 66만 여 개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이었다. 심어진 나무수만 총 220만 그루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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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의 다섯 번째 테스트이자 최종 점검은 지난해 8월 진행됐다. 공개서비스를 위한 대규모 리허설로 13만명의 테스터를 모집한 최대 규모의 테스트였다. 엑스엘게임즈는 당시 게임 엔진을 크라이엔진2에서 크라이엔진3로 변경해 더욱 사실적이고 놀라운 게임 그래픽을 선보였다.

또한 재판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자들이 직접 배심원이 되어 피고의 형량을 내릴 수 있는 기능도 공개했다. 재판장에서는 각종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했다. 배심원을 맡은 이용자들을 게임머니로 로비해 만장일치로 무죄 판결을 받는가 하면, 배심원 이용자들이 전부 외국인이라 말이 통하지 않아 최고형을 구형받는 등 다양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밖에도 엑스엘게임즈는 5차 테스트에서 무역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는 한편, 지난 테스트를 통해 선보였던 전장과 인스턴스 던전 및 개선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등 세부적인 부분의 완성도를 높이는 등 최상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아키에이지'는 지난해 8월 31일 125일 동안 달려온 긴 항해를 마치고 공개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아키에이지 비공개테스트 일정
1차: 2010년 7월 22일 ~ 2010년 7월 25일(4일)
2차: 2010년 11월 4일 ~ 2010년 11월 7일(4일)
3차: 2011년 5월 24일 ~ 2011년 5월 29일(6일)
4차: 2011년 12월 8일 ~ 2012년 3월 11일(95일)
5차: 2012년 8월 16일 ~ 2012년 8월 31일(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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