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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협회장, 국회앞에서 삭발이라도 해야

[[img1 ]]지난 16일, 문화부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문화부가 아케이드 경품용 상품권 수수료를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긴급 구호예산으로 사용하는 것에 반발한 해당업계에서 대규모 반대시위를 진행했기 때문이죠.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더 이상 문화부와 수백억 국민혈세를 낭비해 온 게등위에게 속고 당할 수만 없다, 우리의 목숨을 저들이 마음대로 조종하는 문화부와 게등위의 압제에서 벗어나자. 생존권을 지키자’는 내용을 결의문을 낭독했습니다. “기금을 게등위 긴급구호예산으로 변칙전용 하려는 이수명 과장은 물러나라”는 구호도 들렸습니다.

아케이드 게임업계의 주장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떠나, 이익단체로서의 그들의 행동은 칭찬받을 만 합니다. 규제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뭉쳤고 ‘할 말’은 했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결국 이수명 게임과장이 나왔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업계는 어떤가요? ‘손인춘법’으로 인해 종사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음에도 두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지스타 불참을 선언하고, 지스타 보이콧을 제안하는 등 먼저 나서서 ‘총대’를 멨음에도 일주일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명서 한 장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몸 낮추고 입 닫아서’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랬습니다.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해 규제를 겸허히 받아들인 것인지, 아님 그 정도의 규제로는 돈 버는데 문제될 건 없다고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는 사이, 규제는 더 심화됐고 종사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단순히 매출문제를 떠나 산업의 위상과 미래를 위해서도 대표단체다운 행동이 필요합니다. ‘게임산업을 이해 못한다’고 말할 게 아니라 이해를 시킬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게임업계의 현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담도 될 겁니다. 그러나 한국 게임산업 향후 10년을 생각한다면 어떤 대가가 따르던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행동이 있어야만 합니다.

국회로 가서 집회를 갖고 삭발식을 거행하는 등 게임업체의 분노를 행동으로 보여주면 어떨까요? ‘20대 총선에서 두고 보자’는 협박문구도 좋습니다. 집회의 자유는 헌법 제21조 1항에 보장된 기본권입니다. ‘권리 위에서 잠자는 자는 법이 보호하지 않는다’는 루돌프 폰 예링(Rudolf von Jhering)의 말을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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