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폭풍이 중국에서도 국산 게임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12일 중국 최대 게임포털 17173(www.17173.com) 게임순위에 따르면 ‘LOL’(중국명 영웅연맹)이 ‘크로스파이어’(중국명 천월화선)와 ‘던전앤파이터’(중국명 지하성과용사)를 누르고 1위에 올라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LOL’은 2010년 말 중국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지난해 초반부터 무섭게 성장해 1위 자리를 꿰찼다.
중국 국민게임으로 자리매김한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에도 적색등이 켜졌다. 특히 ‘LOL'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게이머들이 국내와 비슷한 이용 양상을 보일 경우 당연히 예측되는 결과다. 국내의 경우 'LOL'이 인기를 끌면서 FPS 게임들이 급격하게 몰락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LOL' 흥행 이후 '서든어택'의 이용자수와 매출이 급감했다. '스페셜포스' 역시 예전과는 다른 급락세이고, FPS 장르의 강자급으로 꼽히는 '아바'와 같은 게임에서는 급속도로 이용자가 이탈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LOL' 중국 흥행에 따라 '크로스파이어'도 중국발 고공행진 대신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바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중국 시장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4분기 들어 ‘크로스파이어’의 이용자가 크게 줄었다”며,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ARPU(1인당 매출)이 높아 이용자 감소는 바로 스마일게이트의 로열티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마일게이트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LOL로 인한 매출감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던전앤파이터'는 'LOL'의 포화에서 한발 비켜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LOL'이 맹위를 떨칠 때 '던전앤파이터'의 국내 이용자와 매출 수준은 감소하지 않고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1월 29일 ‘시간의 문’ 업데이트 덕분에 순위가 3계단 상승했다.
‘LOL’의 중국 돌풍은 예견된 일이었다. 같은 중화권은 대만에서 ‘LOL’은 동시접속자수 20만 명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환산하자면 40만 명 이상을 넘어서는 수치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다. 미국•유럽을 넘어 아시아에서까지 게임성을 인정 받은 것.
‘LOL’ 중국서비스를 맡은 텐센트의 역할도 컸다. 텐센트는 ‘LOL’를 만든 라이엇게임즈의 최대주주. 2011년 ‘LOL’로 1500여억 원 손실을 입은 뒤 텐센트는 메신저 ‘큐큐메신저’에 ‘LOL’ 광고로 도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LOL’ 이용자가 급증한 데에는 텐센트가 노력한 결과라는 평가다.
중국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텐센트는 도타(DOTA)류 게임이 자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LOL’에 일찌감치 투자했다”며, “서비스 첫 해 손실을 입긴 했으나 대규모 물량공세를 통해 상황을 반전시켰고 국민 AOS게임으로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과 텐센트는 ‘LOL’ 중국 동시접속자수 및 회원수 등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길 거부했다. 단지 ‘신뢰성 높은 게임포털에서 1위, 2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는 언급만 했을 뿐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