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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한게임 분사, 토사구팽인가 상생지계인가

[[img1 ]]‘게임사업을 이해하는 이사가 없다.’

지난 7일 김상헌 NHN 대표가 실적발표에서 밝힌 이 말은 NHN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발언이었다. 김 대표는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게임사업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게임회사 M&A마저 무산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비대화된 조직, 느린 의사결정구조는 이미 NHN이 대기업화 된 반증이기도 했다.

오래 전부터 한게임-네이버 간 시너지는 끝났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범수, 남궁훈 등 한게임 창업멤버가 떠난 그 시점부터 분사설은 끊임없이 제기됐고 현실이 됐다. 지금이라도 한게임과 네이버를 분리하겠다는 결정은 타당하다.

하지만 그 방식을 놓고 말들이 많다. 2000년 초 한게임과 네이버가 힘을 합칠 때와 달리 무게중심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한게임은 웹보드를 포함한 온라인게임만 떠안았다. 요즘 떠오르는 모바일게임과 ‘라인’은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다. 이 때문에 네이버가 한게임을 버렸다는 말이 나온다.

한게임 소속 직원들의 불만은 여기에 있다. 분사 결정까지는 환영하는데, 미래 먹거리가 될 모바일을 제외시킨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타 회사처럼 한게임 산하에 모바일 조직을 둘 수도 있었다. 카카오를 겨냥한 ‘라인’은 관계사일 뿐이고, 지금의 한게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분사방식은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적분할. 고포류 리스크만 남은 한게임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NHN은 이 ‘고포류 매출마저 줄이라’고 강제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야후, 다음, 프리챌 등 수많은 인터넷포털이 각축을 벌일 때 네이버를 지금 위치까지 오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게 한게임이었다. 한게임 직원들은 ‘이제 쓸모가 없어져 버려진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성장한 네이버, 어떤 언론도 두려워하지 않을 네이버에게 가장 큰 약점은 한게임이라는 것을 소속직원들도 잘 안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개편을 앞두고 중앙지들이 한게임 고포류 문제로 집중 공격하는 것도 네이버를 견제키 위함이라는 점도, 결과적으로 한게임 분사가 네이버로 하여금 고포류 리스크를 털어내는 효과까지 가져올 것도 이해한다.

한게임 직원들이 느끼는 서운함을 줄이기 위해서는 네이버와의 분리가 서로 살길을 마련해 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네이버가 ‘고포류 털어냈으니 그만’ 식으로 한게임을 대한다면 이번 분할은 결국 한게임만 죽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김상헌 대표의 말처럼 서로 상생하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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