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NHN 한게임 등 대다수 게임업체가 장애인 차별금지법 시행으로 인해 혼선을 겪고 있다. 특히 중소 게임업체는 홈페이지 개편 등에 따른 부담이 더해져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정된 내용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법안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내놓은 모호한 가이드라인과 지침은 현실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게 이들 업체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 자체가 너무 모호하고, 어디까지 어떻게 범위를 해야하는지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판단하기 어렵다"며 "대형 게임업체의 경우 별도 TFT를 운영해 지침에 따르겠지만, 중소업체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대형 게임업체는 상황이 좋은 편이다. 넥슨은 지난달부터 '메이플스토리' 등 자사 게임에 장애인 차별금지법 시행에 따른 홈페이지 개편안을 공개하고, 이를 시행 중에 있다. 엔씨소프트 또한 플레이엔씨를 포함한 게임 서비스 관련 사이트에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시행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사내 TFT를 발족, 정부 지침을 준수해 준비해 왔다는 것.
넥슨 측은 "법 시행에 맞춰 최대한 준비를 했다"며 "부득이하게 시간,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힘든 것들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축소하거나 폐쇄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적용사항의 경우 법 이행을 위해 일부 조정되는 게시판이 있으나, 앞으로 지속해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장애인 차별금지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인터넷 사이트의 웹접근성과 관련해 정상 적용한 상태"라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NHN 한게임(이하 한게임)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 등은 순차적 접근 방식을 통해 사이트를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한게임은 네이버 사이트를 중심으로 개편을 진행 중이다. 위메이드는 단계적인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워낙 많은 콘텐츠를 보유한 사이트인 만큼,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반면 중소 게임업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심지어 사이트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업체도 있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법이 시행됐다고 하더라도 한번에 모든 것을 맞추기는 불가능하다"며 "중소업체의 경우 인력이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계도기간을 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