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문화부 게임과 과장의 말이다. 이 과장은 지난 2일 유진룡 문화부 장관과 게임산업협회 7개 부회장사 대표들의 회동에 배석했다. 이후 기자연구모임 주최로 열린 자리에 참석해 회동 내용을 전달하면서 덧붙인 말이다.
유 장관과 게임업체 대표들은 사행성을 제외한 규제의 기본방향은 자율이 돼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남경필 협회장은 지스타 민간이양에 대해, 대표들은 셧다운제 철회에 대한 문화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해보자’며 회동은 끝났다고 한다. 지스타와 셧다운제 등 굵직한 현안들을 빠트리지 않았지만, 진흥이란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 과장이 ‘의아하다’라고 여긴 것도 정부는 규제와 진흥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기관인데, 논의 대부분이 규제에 치중돼서였다.
유 장관이 취임한 지금은 문화부가 제3기 게임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는 기간이다. 5년 단위로 이뤄지는 계획안은 공교롭게도 새정부 출범 및 신임 문화부 장관 임명 기간에 이뤄진다. 유 장관이 CEO 회동을 통해 문화부가 산업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자 했던 부분도 있을 것이다.
물론 셧다운제는 산업 종사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이것은 문화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여가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것이다. 업계 스스로도 셧다운제로 인한 매출하락은 없다고 발표까지 했다. 이미 시행된 법에 경제적인 손실도 없고, 해결이 쉽지만 않았다면 다른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맞다.
가령, 올해 연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 FTA에 게임산업을 주요 의제로 넣어달라고 요구한다든지, 중소 게임업체들에게 자금지원을 요청한다든지 등의 진흥책을 주문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 본다. 중국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는 업계 전체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업계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부회장사라는 역할에서는 다른 회원사들의 상황도 어필했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회동에 참석한 대표들 입장에서는 규제만 하지 않으면 알아서 사업을 잘 영위해 나갈 자신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게임산업이 그렇게 성장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부회장사들로의 매출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요즘은 중소업체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한 시기이기도 하다.
유진룡 장관은 곧 게임허브센터를 찾을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서 듣지 못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허브센터에 입주한 대표들과 회동을 가질 것이라는 말이 들린다. 선도업체들이자, 맏형 격인 대표들이 어려움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을 챙기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음 하는 아쉬움이 그래서 더 진해진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