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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부메랑 된 영업이익률

[[img1 ]]“현실적으로 이게 가능한 겁니까? 도대체 뭐하는 회사길래 영업이익률이 이렇게 높아요?”

실적발표 관련 얘기를 나누다 화들짝 놀란 후배 기자의 한 마디. 제조업을 출입하는 후배기자는 게임업계의 영업이익률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2분기 넥슨 자회사, 게임하이가 번 돈은 162억 원, 이 중 영업이익으로 111억 원을 남겼다. 이익률로 따지면 68.25%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제조원가가 들지 않는 콘텐츠 산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게임산업의 전도유망함을 강조할 때 영업이익률을 꼽기도 했다. 게임 하나만 잘 만들면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얘기를 듣던 후배의 관점은 달랐다. ‘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서 뭘 하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R&D나 산업 재투자, 고용창출 등 사회기여 등을 기대하는 눈치였지만, 사실 ‘그렇다’라고 딱부러지게 말해주진 못했다.

일반적인 제조회사는 10% 이상 영업이익률을 높이기게 힘들다는 게 후배의 설명이었다. 앞서 언급한대로 제조원가라는 것이 있고 판매에도 여러 업체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매출은 게임회사 보다 높을지 몰라도 많이 남기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고.

대신 재료나 부품을 만드는 회사, 유통에 관여하는 회사 등 여러 회사가 묶여 있는 덕에 일자리가 창출되고 매출에 대한 나눔이 이뤄진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게임 하나 잘 만들어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매출에 대한 혜택이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게임에 대한 사회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칫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로부터 곱지 못한 시선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회사마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과를 낸 것이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말이다.

최근 게임업계에 ‘삥’을 뜯을려는 정치권의 움직임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니네들이 애들 게임시켜 돈 번 것이니, 이를 사회에 내놓아라’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지만, 게임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가진 일반인들이 볼 때는 타당해 보일 수 있는 주장이 돼 버린다.

그렇기에 산업이 커질수록 매출이 많이지고 영향력이 커질수록 사회적 책임이 기업에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익에 대한 선순환 고리를 만들지 않는 이상, 그들이 보기에 게임회사의 막대한 영업이익률은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부정적인 팩트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최고 매출을 갱신하고 이로 인해 주가가 오르는 긍정적인 부분만 보지 말고, 일반인이 게임회사로부터 느끼는 ‘괴리감’을 회사들 스스로도 돌아봐야 할 때다. 현금을 금고 속에 쌓아두지만 말고, 고용을 창출하거나 신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이미지 개선에도 신경 쓸 때다.

게임산업을 빛나게 한 영업이익률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대로 있다가는 스스로 던진 부메랑에 다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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