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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고포류①] 규제이슈로 바람 잘 날 없는 고포류

문화체육관광부가 조만간 게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게임(이하 '고포류'로 총칭)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고포류는 익숙한 게임방식과 손쉬운 개발 덕택에 2000년대 초 주요 게임업체의 성장동력이 됐지만, '도박과 같다'는 사행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각종 규제이슈에 시달렸다.

문화부는 고포류 매출을 급감시켜서라도 사행성을 잡겠다는 입장이고, 해당업체들은 민간의 영역에서 자율규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고포류 규제 히스토리 ▲정부와 업계의 상반된 입장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한 대안을 살펴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기로에 선 고포류①] 규제이슈로 바람 잘 날 없는 고포류


[기로에 선 고포류①] 규제이슈로 바람 잘 날 없는 고포류

1999년 한게임은 명절 때 가족 친지와 심심풀이로 즐기던 고스톱을 최초로 온라인으로 이식시켜 대박을 터트렸다. 2000년에는 엠게임이, 이듬해는 넷마블이 고스톱을 서비스 하면서 사람을 모으는데 성공한다. 이들 회사는 유사한 게임을 한데 묶어서 '게임포털'을 만들면서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오프라인 도박과 형식과 내용면에서 다를 바 없는 고포류는 곧 역풍을 맞는다. '게임머니=돈'이란 환금성이 생기면서 도박을 국가 전매사업으로 하는 한국에서 규제의 대상이 된 것이다.

정부가 고포류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 것은 2002년이다. 당시 문광부는 1999년 제정된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음비게법)에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조항을 넣으면서 정부 허가 없이 게임을 서비스 하는 것을 막았다.

게임심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맡았다. 당시 고포류 서비스업체들 이용자가 게임머니를 돈을 주고 사는 '직접충전'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었는데, 영등위는 이러한 사업방식이 사행성을 부추긴다고 판단했다.

'직접충전' 방식이 문제되자, 고포류 서비스업체들은 아바타를 사면 일정량의 게임머니를 덤으로 주는 '간접충전' 방식을 개발했다. 이는 지금까지 사용되는 수익모델이다.

[기로에 선 고포류①] 규제이슈로 바람 잘 날 없는 고포류


2004년에는 업계 최초로 자율규제를 도입했다. 월 결제한도를 30만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는 고포류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온라인게임 전체에 해당된 것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게임협회를 중심으로 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처한 사례다.

게임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문광부는 2005년 '음비게법'에서 게임만으로 독립적으로 다룬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를 제정한다. 이 법에는 진흥 뿐 아니라 규제에 대한 내용이 담겨 사실상 게임규제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에는 문광부가 '사행성 게임물'에 대한 서비스 금지시키는 방향으로 게임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해 고포류 서비스업체를 긴장시켰다. 만약 고포류가 사행성 게임물로 결정되면 서비스 자체가 금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사행물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서 서비스를 정당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온라인게임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자주 언급되면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온라인게임을 일정시간만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셧다운제 주장도 제기됐다. 2008년에는 MBC PD수첩이 환전상을 통해 게임머니를 사고 파는 고포류 불법사례를 조명하면서 사행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에 문화부(2008년 정부조직개편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신설)는 '풀베팅금지', '자동진행제한', '아이템 가격 1만원 미만' 골자로 하는 행정지도를 내린다. 이듬해에는 게임업계가 나서서 고포류 게임 '하루 10시간 제한', '본인인증', '대국민 캠페인'을 담은 '그린게임캠페인'을 진행했다.

[기로에 선 고포류①] 규제이슈로 바람 잘 날 없는 고포류

이후에는 베팅 횟수를 줄이고 판돈을 줄이는 등의 행정지도와 자율규제가 뒤따랐다. 문화부는 업계의 자율규제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2012년 10월 ' 고포류게임 사행화 방지대책'을 발표한다. 이 법안에는 '게임 접속 때마다 본인인증', '게임머니 배팅액 1만원 제한', '10만원 이상 잃은 사용자 48시간 게임 접속 차단' 등의 강력한 규제안이 담겨있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2013년 2월 '규제법정주의'와 '규제의 불명확성'을 이유로 2013년 2월 '규제철회 권고' 결정을 내렸다. 고포류 서비스업체들은 규개위의 결정을 환영했으나, 문화부는 유진룡 신임장관의 지지 속에 재차 시행령을 통해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둔 상태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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