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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협회 직원이라는 '죄'

[[img1 ]]"일할 맛 안 납니다. 일은 많은데 일손은 딸리고...밖에선 또 무능하다 하고. 힘듭니다."

게임산업협회 실무자 A씨의 말이다. 10조 규모를 앞둔 게임산업이지만 협회의 직원은 열 명 가량이다. 최근 협회명 변경에 따른 업계의 반발과 스마트모바일협회 설립에 따른 대립구도, 여전히 강경한 정부입장 등 여러모로 협회는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많은 산업군이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협단체를 결성하고 있고, 협회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거나 자격증 시험을 주관하고, 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일, 개별 기업에게 부담되는 목소리를 협회를 이름으로 내걸기도 한다. 그래서 증권협회 같은 경우 그 힘이 막강하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협회 무용론이나 대안론의 중심에는 '협회가 힘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런데 협회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된 건 협회 구성원의 문제가 아니라 협회에 권한을 주지 않은 회원사들의 책임이 크다. 협회는 오롯이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지만 인권비를 충당할 정도이다. 또 넥슨은 청소년 문제에, 한게임 넷마블 등은 고포류 이슈에 집중하는 등 회원사들의 관심사도 제각각 이다.

협회는 부회장사 중심의 운영위원회를 통해 정책과 대응방향을 결정하고 그 책임자는 각 사 대표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대외담당 실무자가 참석하고 이사사들은 정보공유가 안 된다며 아우성이다. 이래저래 협회는 터지는 대내외 이슈를 담당하기도 버거운 상태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모바일협회가 생기면서 기존 협회와의 대립구도를 만드는 것처럼 밖에서 흔들고 있다. 협회가 무능하니 새로운 협회를 찾는 것이고, 이것이 회원사들의 분열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 협회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 소속된 NHN은 게임협회 부회원사이기도 하고, 중복해서 협회에 가입하는 것은 산업군 전반에 퍼져 있는 일이다. 그래서 스마트모바일협회에 가입하기로 한 위메이드 남궁훈 대표는 게임협회를 탈퇴할 생각이 없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표했지만, 이런 시각은 쉬 가시지 않고 있다.

회원사란 이유로 협회 대응방식 하나하나를 놓고 공개적으로 질책한다거나, 업계 스스로가 협회를 깎아 내리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업계에서 힘을 모아주지 않으면서 강력한 협회를 원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타 산업군 협회를 부러워하지 말고, 그 협회 회원사들이 어떻게 협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기 바란다. 그래도 게임협회가 무능하다면, 이때는 협회를 비판하고 관계자를 바꿔는 등 강경책을 펴야 할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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